중국 충칭의 슬럼가에 살고 있는 후 할머니는 오늘도 부지런히 도심에서 나온 괴상한 쓰레기들을 업고 들고 집으로 온다. 폐장한 놀이공원이나 행사에서 쓰고 버린 듯한 공룡 머리와 거대한 알, 버섯 모형 따위를 집 마당에 옮겨다가 ‘내 꿈의 공원’을 짓는다. 그녀 특유의 낙관에 초현실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여 부조리로 지어올린 동화의 세계, 소망을 꽃등처럼 매달아 놓은 작은 신전, 고통스런 현실로부터 도망쳐온 기이한 낙원을 창조한 것이다. 그녀에겐 우울증을 앓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의 눈에 엄마는 “그리 부지런히 일하는데도 이토록 가난한,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다. 이제 이곳도 곧 철거될 예정이다. 판즈치 감독은 이들 모자의 삶을 10년간 찍었다. 첨단 상업도시의 확장으로 끝없이 떠밀려 나는 하층민의 삶을 온기 어린 시선으로 담은 현대 중국에 관한 인상적인 초상화. (강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