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4월클룸베가쉬빌리는 조지아 영화의 별이자 현재 가장 절실한 여성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데뷔작 <비기닝>(2020)에는 신체적 위해를 입은 여성이 등장하는데, 감독은 그것이 한 여성의 심리적 외상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4월>에서 풀어낸다. 두 영화는 폭력적 성관계가 여성에게 가하는 생존적 위협을 까발린다. 잔인한 4월에 일어난 의료 사고로 실직의 위기에 처한 니나에겐 비밀이 있다. 그는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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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사람에 관하여두 번째 장편영화 <사라진 소년병>으로 2023년 로카르노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초청받았던 대니 로젠버그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16살 이스라엘 소녀 다르는 2023년 10월 하마스 공격 당시 잃어버린 개를 찾기 위해 자신이 살던 키부츠에 돌아간다. 그곳에서 다르는 여전히 진행 중인 전쟁의 공포 속에서 인류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과 복수를 다짐하는 사람 등 다양한 인물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전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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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라이트알렉스 톰프슨과 켈리 오설리번의 감동적이고도 재미있는 협업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무대 밖의 드라마와 개인적인 서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라이브 극장이 보여주는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가족의 비극을 슬퍼하는 한 우울한 중년의 건설노동자 댄을 보여준다. 헌신적인 아내 샤론과 재능은 있지만 말썽꾸러기인 딸 데이지로부터 단절된 댄. 그는 아마추어 배우들로 이루어진 비주류 극단과 어울리며 위안을 얻는다. 그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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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속의 참새스위스의 차세대 대표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는 라몬 취르허의 세 번째 장편영화이자 인간의 유대감을 탐구하는 애니멀 삼부작 중 마지막 영화다. 중년 부부 카렌과 마르쿠스 가족이 살고 있는 시골집에 사이가 좋지 않은 카렌의 여동생 가족이 방문하고, 평화로워 보이던 가족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영화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 프레임과 정제된 형식을 바탕으로 호러, 심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적 관습을 거침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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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뒤에 남겨진 아이들코미디 작가 부케르마 형제의 신작은 코끝이 시큰해지는 드라마다. 직접 각본을 써오다 콩쿠르상을 받은 니콜라 마티외의 소설을 각색해 성장영화를 만든 것. 다만 주변부 인물에 대한 관심은 그대로여서, 경제적으로 몰락한 프랑스 북동부의 시가 배경이다. 1992년부터 매 2년 간격으로 전개되는 여름 이야기인데, 15세 앙토니와 첫사랑 스테파니,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의 모습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텍사스에 가고 싶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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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배우이자 가수인 마르게리타 비카리오 감독은 “역사의 페이지에서 누락된 모든 여성 작곡가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고 했다. 1800년, 이탈리아 베니스의 수녀원. 음악적 재능을 타고났지만, 수녀원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테레사는 창고를 청소하다 신문물에 가까운 피아노를 발견한다. 테레사의 피아노 소리는 수녀원 성가대 소녀들의 귀에 흘러든다. 테레사의 한없이 자유로운 ‘혁명적’ 음악은 소녀들을 가두던 물리적·심리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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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캡외국어 학습 어플 듀오링고에서 아일랜드어를 배우는 사람이 실제로 아일랜드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보다 많다고 한다. 소멸 위기에 처한 아일랜드어 사용자 가운데 일부는 영국령 북아일랜드에 거주하고 있다. <니캡>은 벨파스트의 교사와 가난한 백수들이 우연히 만나 랩 밴드를 결성하고 저항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룹 니캡 멤버들이 실제로 출연해 본인을 연기하고,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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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잉베를린영화제 각본상 수상작 <다잉>의 주인공이 말한다. “모두가 행복할 자질을 지닌 건 아냐” 글래스너의 인물은 미지근한 사랑이나 행복을 좇느니 고통과 불행을 택한다. 3시간여의 대작 <다잉>은 여섯 챕터 ? 리시, 톰, 엘렌, 가는 선, 사랑, 삶 ? 를 거치며 인간 군상이 당면한 삶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질병과 죽음, 가족과 직업 등을 다루며 굳이 감정선을 건드리지 않는 건 감독의 의도 같은데, 그는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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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페인<리얼 페인>은 서로 잘 맞지 않는 사촌인 데이비드(제시 아이젠버그)와 벤지(키에런 컬킨)가 돌아가신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폴란드를 여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족사를 배경으로 두 사람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표면화 되면서 그들의 여정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리얼 페인>은 미국의 영화 제작자 제시 아이젠버그가 각본, 감독, 제작을 맡은 2024년 코미디 드라마 영화이다. 이 잔잔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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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방학을 앞둔 한적한 초등학교 교실, 교사와 학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편모 가정에서 자란 여섯 살 아들이 같은 학급 친구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소식에 한 어머니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어쩔 줄 모르는 초보 교사는 갈팡질팡하며, 다른 어머니는 오랜 세월 묵혀둔 피해의식을 분출한다.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는 엉킨 비밀의 실타래를 풀면서, 아주 천천히 조금씩 힌트를 흘리지만, 결코 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