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 프레젠테이션
노바디즈 히어로테러사건이 빈번한 시기에 웃는 것이 가능할까? 알랭 기로디가 독특한 코미디 <노바디즈 히어로>를 통해 던지는 질문이다. 메데릭(장 샤를르 클리셰)이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이사도라에게 열렬한 구애를 펼치는 동안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클레르몽페랑 시를 강타한다. 아파트 입구에서 노숙하는 아랍인 청년을 본 메데릭은 그가 특공대원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면서도 그를 본인의 집에서 재워주기로 한다. 의심, 과대망상증, ...
와이드 앵글
눈썹<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로 국내외적으로 주목받은 정윤석 감독의 세 번째 장편. 한?중?일을 오가는 국제적인 프로젝트인 <눈썹>은 ‘인간의 대체물’을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이들을 통해 근본적으로 인간 존재와 인간성에 대해 사유하기를 제안한다. 메신저(전령), 메시지(말씀), 메시아(구원)로 나뉜 챕터 안에는 중국 섹스돌 공장의 노동자들에 이어 AI 로봇으로 일본정치 체제의 혁신을 꿈꾸는 정치...
뉴 커런츠
다시 찾은 블루큰 키에 갈색 머리로 어디서나 눈에 띄는 애는 태국인 엄마와 백인 남자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고향에서 2대째 인디고 염색을 하는 가업에 보탬이 되고자 방콕에서 패션을 전공한다. 그녀는 선배들의 괴롭힘이나 교우들의 질투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에게 집중하고자 한다. 반면 그녀의 학내 베프는 어떤 사람들과도 친하게 어울리기 위해 노력한다. 염색을 연구하고자 고향에 돌아왔는데 무슨 수를 써도 색이 바래버린다. 그...
한국영화의 오늘
다음 소희소희(김시은)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인터넷 회사 콜센터에 현장실습생으로 취직한다. 소녀는 대기업에 취직했다며 들뜨지만, 실상은 기대와 다르다. 노동 착취가 예사로 일어나는 콜센터는 그야말로 노동 지옥이다. 그곳의 잔인한 현실은 암울한 사고로 이어지고, 형사 유진(배두나)은 악착같이 진실을 좇는다. 그러나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 앞에서 그녀는 무력함을 절감한다.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는 우리 사회의 생태...
아이콘
다크 글래시스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은 반세기의 연출 경력을 자축하듯 본인에게 명성을 안겨준 장르 지알로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 로마의 한복판. 다이애나(일레니아 파스토렐리)가 어떤 남자에게 쫓기고 있다. 자동차 사고로 시력까지 잃지만 그녀는 오히려 용사처럼 악의 세계를 향해 기꺼이 발을 내디딘다. 호러무비의 레전드답게(<딥 레드>(1975), <서스페리아>(1977)) 감독은 다양한 캐릭터에 생동감을...
와이드 앵글
단편영화 유니버스자신의 단편영화 상영회에서 은퇴를 선언한 독립영화감독이 술을 잔뜩 퍼마신다. 숙취에 시달리는 아침, 그가 창조한 영화 속 캐릭터들이 집으로 들이닥친다. 자기 조롱과 셀프 오마주가 뒤섞인 영화에 관한 영화, 혹은 무명감독의 외장하드에 담긴 단편영화에 대한 존재론적 예찬.
미드나잇 패션
더 메뉴커플인 마고와 타일러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셰프, 슬로윅의 초청을 받아 어느 외딴섬 레스토랑의 저녁 식사에 참석하게 된다. 평소 슬로윅을 존경해왔던 타일러는 들뜬 마음으로 여러 유명인사들과 함께 섬으로 출발하는 배에 탑승한다. 레스토랑에 도착한 손님들은 슬로윅의 화려한 환대에 탄성을 자아낸다. 하지만 ‘음식은 또 다른 예술’이라는 슬로윅의 기괴한 집착에, 좋았던 분위기는 점차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뭔가 심상...
미드나잇 패션
더 프라이스 위 페이전당포를 털기로 한 두 남자. 그들의 계획이 성공하려던 찰나 총격전이 일어나고, 두 남자는 총상을 입은 여자를 인질로 붙잡아 도망친다. 하지만 경찰을 피해 시골의 한적한 농장 건물에 숨어서 잠잠하기만을 기다리는 이들에게는 상상도 하지 못할 잔인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데... 마치 <텍사스 전기톱 학살> (1974)을 연상시키는 <더 프라이스 위 페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인함이 난무하는 슬래셔 영화다. “이 ...
와이드 앵글
더더더연말 분위기로 들썩이는 퇴근길에 주영은 팀장의 전화를 받고 차를 돌린다. 회사로 돌아가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도 짜증 나는데, 우연찮은 해프닝으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도로에 발이 묶인다. 환장의 점입가경, 한밤의 난장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상황 소동극.
플래시 포워드
델타미켈레 반누치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그린다. 데뷔작 <나에게 꿈이 있어요>(2016)와 <델타>의 주제는 다르지 않다. 자신의 꿈에 장애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공동체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오소는 지역 주민을 규합해 델타 지역의 환경을 보호하려는 운동가다. 엘리아는 가난한 이주민 가족과 함께 고향 델타로 돌아와 불법 어획을 자행한다. 오소와 엘리아의 오랜 기억 속에서 델타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생선을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