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헝가리가 낳은 화제의 문제작이다. 세 살 딸을 국가로부터 되찾기 위해, 외국에서 보낸 지난 세월을 국가 아동보호기구 관리에게 설명해야만 하는 싱글 맘 스토리. 그 속내가 가히 충격적이다. 오랜 세월을 떠나 있다 갑자기 나타난 친부에 의해 매춘 조직에 팔려 나가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영화는, 모나가 들려주는 그녀의 여정과 사랑, 서 유럽에서 보낸 몇 년 등 파란만장한 삶 등을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는 몽환적이며 파격적 스타일로 펼쳐 보인다. 영화가 <집시의 시간> 등의 에미르 쿠스트리차를 떠오르게 하는 건 그 때문이다. ‘파스칼 도서관’은 파스칼이라는 이름의 영국 남자가 운영하는 클럽. 언뜻 기이한 공연이 펼쳐지는 사교 클럽쯤으로 보이기도 하나, 실은 매춘 클럽이나 다름없다. 미장센이나 분위기 등에서 영락없이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장치 오렌지>를 빼닮았다. 자극적이다 못해 도발적 설정 가득한 내러티브에 반해, 영화의 표현 수위는 큐브릭의 문제적 걸작에 비해 현저히 약한 편이다. 내러티브의 도발성?선정성을 의식해서인지, 감독은 정교한 스타일을 구축하는데 큰 공을 들인다. 수평 트래킹 등 카메라 움직임은 물 흐르듯 유려하며, 서정적이거나 반어적 톤의 음악이 영화를 관류한다. 그로써 영화 보기의 부담을 상당 정도 상쇄시킨다고 할까. 그리고 감독은 해피엔딩을 통해 모정의 위대함이라는, 뻔하지만 감동적 주제를 역설한다. (전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