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파렴치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사기꾼들>은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과 서로 속고 속이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 곳곳에 놀라운 전개와 트릭을 숨겨놓고 있다. 차를 팔고 싶어하는 라포 앞에 차를 구입하겠다며 등상한 구티에레즈는 마치 하늘에서 보낸 선물 같다. 언뜻 아무런 하자가 없어 보이는 이들의 거래는 사실 앞으로 펼쳐질 위험천만한 사건의 시작일 뿐이다. 냉혹한 사기꾼인 구티에레즈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그럴듯하고 빈틈없는 거짓말로 라포와 다른 사람들을 포섭한다. 속고 속일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눈이 먼 이들은 희대의 사기꾼이 짜놓은 복잡한 그물망으로 얽혀든다. 그리고 희생자였던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덧 사기극의 공모자로 둔갑한다. 후지모리 대통령 재임시절의 페루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생존을 위해 악행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 대한 블랙코미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