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하우스 호텔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가족을 위한 휴식공간으로도, 그리고 홀로 여행하는 분들에게도 알맞은 호텔입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전통을 이어받은 색다른 스릴러 <호텔>은 고전 신화와 장르적 관습의 세례를 받아 탄생했다. 오스트리아 알프스에 자리한 발트하우스에 새로운 접수계원 이레네가 입사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전임자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레네는 의문의 사건을 풀기 위해 직접 나서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동료들의 무관심과 적의로 가득 찬 눈길뿐이다. 그녀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면 불행한 운명을 맞을 것이라 확신하게 된다.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은 독일의 전통 신화에서부터 그림 형제의 동화 속 이야기까지, 다양한 코드를 영화 속에 풀어놓는다. 시종일관 모호함이 흐르는 동시에 스펙터클과 닫힌 결말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호텔>은 복선과 장르적 장치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난해하게 다가갈 수도 있을 것이다. 실존적인 이해와 죽음에 관한 문제를 함께 다루는 <호텔>은 마치 우리의 현실처럼, 분명한 결말에 도달하지 않은 채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