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고 섬세한 데뷔작 <소피의 세계>(2021)를 연출한 이제한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소설가의 집, 방문자들, 꿈과 희망의 나라로, 환희의 얼굴이라는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단편소설 모음집처럼 구성되었고 또한 그렇게 경험된다. 여기서 환희는, 그 누구도 아니고, 아무도 아니다. 선생을 만나러 온 학생, 식당에 찾아온 불청객, 유학을 고민하는 남자와 그의 애인과 엄마, 소설가와 독자라는 외형을 갖춘 이 네 개의 이야기는, 이야기 안에 이야기를 품으며, 밤과 낮, 사실과 진실, 서사와 이미지, 프레임과 그 바깥, 잠과 꿈과 현실, 배우와 인물, 하나와 여럿, 우연과 필연 사이를 종횡무진 오가며 오감을 자극한다. <환희의 얼굴>은 신기한 환희와 그 이웃들의 네 가지 모험이다. 구조가 무드를 만들고 무드가 세계를 만드는 흥미진진한 여정이다. (정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