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로드무비
- 범죄/폭력
- 심리/미스터리/서스펜스/스릴러
- SF/판타지
- 코미디/유머/블랙코미디/풍자
사랑하는 젊은 남녀가 차를 몰고 돌아다니며 살인을 저지른다. 시체, 총, 칼, 로프, 술병 등이 여기저기 어지럽다. 들, 숲, 강, 바다, 도심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 함께라면 어디든 간다. 기괴한 정조와 이미지의 난장인 데뷔작 <기행> (2022)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이하람의 세 번째 장편이다. 또 하나의 기행(奇行)이자 기행(紀行)이다. 잔혹하고 폭력적인 인간과 역사를 향한 유희적 일격, 지구 멸망의 기운이 짙은 디스토피아적 세계 앞 당돌한 복수, 비가시적 존재들의 낭만적 사랑, 죽음까지도 끌어안아 버리는 멜랑콜리의 정서가 한 데 뒤섞여 이룬 기묘한 콜라주.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고, 어디로도 수렴되지 않는 기이한 혼종 세계. 여기에 서부극, 공포, 고어, SF, 로드무비, 로맨스의 흔적과 냄새마저 감지된다. 기꺼이 헤매고 싶은 도발적인 기행이다. (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