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의 창
4월의 이야기젊은이들, 특히 여성을 위한 도시의 동화, 이와이 순지 특유의 감수성은 삭막한 도시에서도 흩날리는 벚꽃같은 잔잔한 아르다움을 찾아낸다. 홋카이도에서 도쿄의 대학으로 진학한 여주인공 우즈키가 만나는 사람들, 환경들은 때로는 낯설기도 하지만 점차 다정하고 따뜻한 이웃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조그마한 행복을 느끼게 한다. 첫출발을 하는 우즈키의 대학생활을 따라가는 이 소품같은 영화는 그녀가 왜 도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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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다가오는 새로운 천년을 생각하는 차이밍이앙의 태도는 염세적이다, 그는 가까운 미래를 끊임없이 비가 내리고, 배관시설이 말썽을 일으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과 격리구역이 존재하는 시대로 예견한다, 그렇다면 영화 속 두 주인공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물이 새는 곳을 찾고 있던 노동자가 거실 바닥의 구멍을 남겨두었다는 것은 자신과 아래층 여인 사이에 의사소통의 통로를 열어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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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 샵국토의 분단은 수많은 이산가족과 가슴 아픈 사연들을 남긴다. 타이페이의 조그만 국수가게를 중심으로 중국 본토 특히 계림지역에서 피난온 이주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바로 그 분단의 아픔과 기구한 삶들을 담아낸다. 본토출신의 롱예가 운영하는 계림식 국수가게에는 특히 계림출신의 단골들이 많다. 한때 지주였다가 지금은 몰락한 채 아들과도 떨어져 외롭게 사는 이노인, 전 계림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일개 하급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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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망이 무엇인지 알기에는 너무 어린 소년 파르히드의 마지막 미소가 인상적인 이 작품은 대부분의 이란의 어린이영화처럼 동심의 세계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현실속에 내팽개쳐진 이란의 어린이의 노동현장을 고발하고 있다. 이제 겨우 아홉 살 난 파르히드는 문맹에다가 마약중독자인 아버지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바람에 신분증이 없다. 이제 스스로 생계문제를 해결해야하는 파르하드는 신분증이 없어 일자리를 구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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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타락확실히 타이페이에서의 소외와 블안은 좀 특별해 보인다. 에드워드 양이나 차이밍리앙처럼 린쳉솅에게 있어서도 타이페이는 너무나 암울하며 정상적인 인간관계가 불가능한 도시이다. 가족관계가 붕괴되면서 그 구성원들은 자기만의 공간을 찾게 되고 비정상적인 관계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러한 관계가 언제나 청산되지도 않고 또 청산할 의지도 없다는 데에 있다. 군에서 제대해서 아버지의 돈을 훔쳐 방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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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의 죽음스리랑카 북부의 타밀인들은 독립을 요구하며 13년 동안이나 정부군과 싸워왔다. 맹인노인 와니하미는 딸 수난다와 함께 마을에 살고 있고 그의 아들 반다라는 정부군 병사로 전쟁터에 나가 있다. 수난다의 애인인 소메는 결혼 비용을 벌기 위해 마을을 떠나 군인이 될 것을 생각 중이다. 그러던 어느날 반다라의 시신이 도착한다. 정부는 와니하미에게 아들의 전사에 대한 보상금으로 가족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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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텅구리-상처입은 천사영화의 재미란 가장 원초적인 것에 있다. 카메라 워크나 영상미를 호소하는 ′변화구′가 아닌, 스토리성의 유무를 부르짖는 ′직구′에 있는 것이다. 이런 ′직구′를 관객들의 스트라이크존에 잘도 던져내는 이가 ′사카모토 준지′다. 89년 당시만 하더라도 침체현상을 보이던 일본 영화계에 <패줄까보다>란 복싱영화로 일련의 선풍을 일으키며 데뷔한 이래, 이어서 발표한 <철권>(90)으로 순식간에 스텔론의 <록키>의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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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구엘/미셸미구엘은 남자이고 미셸은 여자이지만 이들은 동일인물이다. 성전환증환자가 실제로 수술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신체로 바뀌었을 때 가족이나 사회는 그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충격과 거부반응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것이 감독 질 포르테스가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이다. 친지들은 놀라움과 완강한 거부를 거쳐 서서히 미구엘, 아니 미셸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질 포르테스는 미셸의 성젹 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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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속으로바다는 전설의 보고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바다에 관한 전설이 <바다속으로>에서 탄생한다. 성장영화의 형식을 띤 이 작품에서는 청년기 이후 평생을 새생명을 받아내며 바다와 함께 살아온 그래서 마침내는 바다와 같은 사람이 되어버린 빼삐또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 ~그렇게 섬을 지킨 빼빼또는 이제 모든 섬사람들이 좋아하고 존경해 마지 않는 어른이 된 것이다. 감독 마리로우 디아즈-아비야는 삶과 죽음, 그리고 환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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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돌연(非常突然)멍청한 세명의 강도가 보석상을 털려고 한다. 경보기에 당황한 그들은 경찰에 쫓겨 아무 건물 속으로 들어가고, 이내 경찰의 지원부대가 출동하여 건물을 포위하고 그들은 건물 속에 갇히게 된다. 경찰이 건물 속에서 수배중인 폭력배 대호를 격투끝에 체포, 호송차량에 태우려고 할때 3명의 강도는 경찰을 습격하여 대호를 구출해 낸다. 중안조(강력계)의 청킹켄(사이몬 야우)이 사건의 지휘를 맡는다. 중안조 대원들은 치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