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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교축구를 좋아하는 10대 초반 세 소년이 있다. 허구한 날 선생을 속이고 결석을 밥먹듯하는 말썽꾸러기들이다. 일거수일투족에 불량끼가 다분하다. 그들만이 아니다. 그 세 가족들을 에워싸고 있는 분위기 또한 불온하기 짝이 없다. 언뜻 아르헨티나에서 날아온, 그렇고 그런 10대 성장 영화쯤으로 비친다. 영화에 심상치 않은 조짐이 일기 시작하는 건 한 소년이 다른 소년 집에서 권총을 훔치면서부터다. 어느 날 돌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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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트무성 영화적 시?청각성을 새삼 환기시키는 [줄 앤 짐]의 ‘묵시록적 버전’이랄까. 하지만 영화의 전반적 분위기는 대조적이다. 트뤼포의 걸작이 주인공들의 자유분방한 삼각관계 자체에 무게중심을 두며 역동적 톤으로 흐르는 데 반해, 영화는 지극히 정적 톤을 견지하면서 인물들의 관계 못잖게 인물들을 에워싸고 있는 공간, 환경 등을 포착, 묘사하는 데도 힘을 기울인다. 지구 종말 이후, 엘로디와 엘리아스는 평화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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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트와 에버트‘핀란드판 카인과 아벨’이라 할 비운의 형제?가족 드라마. 동명 희곡 원작을 영화로 각색했다. 열여덟 루퍼트는 폭력적 아버지가 야기시킨 어릴 적 악몽으로 고통스러워한다. 그렇기에 그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저주다. 반면 동생 에버트에겐 그렇지 않다. 여전히 아버지는 아버지인 것이다. 대조적 성향의 형과 동생 사이에서 서서히 갈등, 충돌이 일어나고 사태는 루퍼트마저도 원치 않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이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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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마잘나가는 IT 전문가인 폴은 아내 크리스티, 딸 오드레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동료들과 오베르뉴 지방의 산속 호텔에서 개최되는 회의에 참석한 그는 광장공포증 때문에 방에 틀어박혀 지내던 중 정체불명의 옆방 여자가 찾아오면서 비밀스러운 관계로 빠져든다. 우연한 만남과 수수께끼 같은 전개, 예상치 못한 결말이 미래주의적 영상과 불안한 음악 속에 펼쳐지는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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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키키빅토르는 엄마 키키와 대만을 방문한다. 그는 혹 얼굴조차 본 적 없는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은근히 기대를 품어 보지만 엄마의 심중은 전혀 다른 데 있다. 자연스레 둘 사이엔 갈등이 생기고, 빅토르가 대만 친구 디디와 가까워지면서 모자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간다. 스타일 면에선 다소 심심하나 개별 인물 및 인물구도 등에서 엿보이는 섬세함이 돋보이는 소품이다. 엄마-아들 간도 그렇지만 특히 빅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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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하이츠마크 트웨인과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잇는 미국 문학의 기수 셔우드 앤더슨의 유명 단편 모음집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를 토대로 아주 자유롭게 빚어진, 실험적 장편 데뷔작. “괴상한 사람들에 관한 책”이라는 번역서 부제가 시사하듯, 별난 인물들의 별난 언행이 에피소드 구성으로 펼쳐진다. 인물, 사건 등의 별남 및 다층성 등에서 소설과 영화는 빼닮았으나 그 속내는 완전 딴판이다. 와인즈버그에서 시카고 하이츠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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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오르] [젤리피쉬] [바시르와 왈츠를] 등, 2000년대 들어 급부상한 이스라엘 영화의 어떤 활력을 새삼 환기시키는 문제작이다. 일상이 병영화 되어 있다시피 한 이스라엘 사회의 단면을 제시하는 텍스트로서도 손색없다. 이 휴먼 드라마는 총기 분실과 무기 밀반출이 발각되어 투옥된 두 러시아 출신 외톨이 사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두 주인공은 군대라는 특수 사회에서는 용서받을 수 없는 치명적 잘못을 저질렀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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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미국과 소련의 우주전쟁이 한창인 ’50년대 말~’60년대 초. 15세 공산당원인 루치아나는 우파 부르주아인 계부와 로마청년공산당 내 남성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이상을 키워간다. 우주를 꿈꾸지만 간질이라는 치명적인 병이 있는 오빠 아르투로가 그녀의 유일한 대화상대다. 1960년대 초 동서냉전기에 10대 소녀가 품은 공산주의에 대한 염원, 그리고 여성으로서 자아를 확립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영화.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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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감독은 시놉시스에서 “사랑과 증오에 대한, 속고 속이는 사람들에 관한, 폭력과 섹스, 그리고 24시간이라는 이 기이한 시간 내에 우리가 알게 되는 놀라운 비밀들을 둘러싼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소개는 이 영화의 남다름, 독특함 등을 알리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문제적 텍스트에 다가가는 첩경은 여느 주류 극영화의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이기 때문이다. 특정 주인공은 말할 것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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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영화관2007 칸황금종려상 수상작 [4개월, 3주... 그리고 2일] 이후 우리에게도 부쩍 가까워진 영화 변방 루마니아에서 찾아온 따끈따끈한 새 손님이다. 제목에서 이미 영화의 성격이 충분히 제시된다. 어느 비 오는 날, 두 사내가 필름과 영사기 등을 차에 싣고 시골 마을에 도착한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 중 그 누구도 마중 나온 이 없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일까. 그들의 정체는 과연 뭘까. 그 ‘영문’이 때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