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커런츠
감독은 부재중커트를 나누지 않고 완성한 장편영화하면 우선 <1917>(2019)이 떠오른다. 전쟁의 현장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1917>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테이크로 이어진다. 실제 촬영은 나눠서 찍더라도 완성된 영화에는 이음새가 노출되지 않는 방식이다. <감독은 부재중>도 하나의 롱 테이크로 이어진 영화다. 전쟁영화가 아니지만, 이 같은 방식을 통해 현장의 생동감을 살리고 관객의 몰입도를 증가시킨다. 특히 과거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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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엄마 수경(양말복)과 딸 이정(임지호)은 단둘이 살고 있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 수경은 지나칠 정도로 다혈질인 데 반해 이정은 너무 느리고 소극적이다. 어느 날 다툼이 있고 난 뒤 수경의 차가 이정을 향해 돌진하는 일이 벌어지자, 이정은 엄마가 고의로 자신을 치려했다 생각하고, 이 일은 법정까지 간다. 모녀 사이의 갈등 자체가 희귀한 소재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기나긴 감정적 혈투를 이어가면서도 동시에 예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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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땅영화는 한 어머니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녀의 심장은 이미 멈췄지만, 그녀의 의식은 남은 아들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축복을 이야기한다. 이웃집은 집 가까이 묘소를 마련하려고 손수 무덤을 파주지만 그녀의 아들은 화장을 고집한다. 그는 변변한 유산을 남겨 받지 못한 빠듯한 살림에 장례를 치르는 비용조차 깐깐하게 따져봐야 하는 처지다. 그리고 공사장에서 사고사를 당한 또 다른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갑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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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기대학 신입생 수르는 연극동아리에서 웹디자인을 맡고 있다. 준비한 초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파티에 초대된다. 신나는 음악과 즐거운 분위기에 취하지만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중요한 장학금 심사면접에 늦을 정도로 늦잠을 자버린다. 그녀는 단지 술에 취해 기억을 잃은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의도한 함정에 빠진 것일까? 단 한 번의 사건으로 그녀의 인생은 엉망이 된다. 이제부터 그녀는 그녀 스스로와 더불어 주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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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석류아날은 마랏과 결혼하여, 그의 아들 아딜과 함께 살고 있다. 임신 중인 아날은 빈혈이 심하고 유산의 위험이 높아 주의를 요하는 상태이다. 아날은 마랏이 시골로 이주를 서두르는 바람에 갑자기 낯선 환경에 놓였다. 아날의 아버지에게 취직을 부탁하기 위해 떠났던 마랏과는 연락이 두절되고, 마랏의 빚쟁이들은 집으로 쳐들어온다. 설상가상으로 아딜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날은 이제, 아딜을 지키기 위해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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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레삼칠일 또는 세이레. 아기가 태어난 뒤로 부정 타는 것을 막기 위해 행동을 조심하거나 집안에 타인들의 출입을 금하는 21일 동안의 기간. <세이레>는 한국의 이 민속 신앙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다. 막 아빠가 된 우진(서현우)은 동시에 오래 사귀다 헤어졌던 연인 세영(류아벨)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아내 몰래 세영의 장례식에 간 우진은 그녀의 쌍둥이 동생 예영(류아벨)과 만나게 된다. 그 후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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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어머니와 동생들을 위해 쉴 틈 없이 일하는 가난한 소년 에브라힘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 속에 깃든 성자의 아우라를 발견하는 영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87), 마지드 마지디의 <천국의 아이들>(1997) 등 어린이를 그린 뛰어난 이란영화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기도 하다. 수많은 영화와 TV 시리즈의 편집자로 일하던 감독은 첫 장편영화 <소행성>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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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집6월 21일 오전 6시.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의 "최전선"에서 진료를 하던 의사가 아침 조깅 중 온몸을 방호복으로 감싼 한 여인을 만난다. 집에 환자가 있다는 여인의 간청을 외면한 채 돌아가던 의사는 뒤통수를 가격당해 쓰러지고, 정신을 차려 보니 서로를 '마모니'라고 부르는 세 여성이 사는 집에 갇혀 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인물이 같은 행동과 대사를 반복하는 이곳은 시간과 공간의 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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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도쿄!>(2008)와 <마더>(2009)에서 봉준호 감독의 조감독을 했던 가타야마 신조의 두 번째 영화로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스릴러다. 탁구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고 가난에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연쇄살인범을 봤다며 그를 신고해 포상금을 타겠다는 의욕을 보이지만, 다음 날 사라져버린다. 딸은 아버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 아버지가 일하던 곳에서 그와 같은 이름을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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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고향이 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산골에 사는 한 노년 여성이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며, 지독한 가난, 혹독한 노동과 자식의 죽음 등을 담담히 읊조릴 때, 아름다운 산과 숲의 풍경이 화면을 메운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20대 여성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박스가 잔뜩 쌓인 아파트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그녀는 북경으로 이주하여 무용학교 기숙사에서 살았던 어린 시절의 고독을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