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오늘
그 겨울, 나는경학(권다함)은 경찰 공무원 준비생이고 여자친구 혜진(권소현)은 취업 준비생이다. 둘은 동거 중이다. 가난한 경학은 부모가 빌린 대출금까지 떠안게 되면서 잠시 시험 준비를 멈추고 배달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사이 취업에 성공한 혜진은 점점 더 회사 일에 집중하게 되고, 경학도 배달업이 중대한 생활이 되며 둘 사이는 멀어지기 시작한다. 현실에서 너무 많이 보고 들었던 불우한 청춘의 이야기일 뿐 아니냐고 반문하는 ...
한국영화의 오늘
낙원의 밤폭력 조직의 중간 보스인 태구(엄태구)는 상대 조직의 보스를 상해한 후 제주도로 피신하고, 그곳에서 공허한 눈빛의 재연(전여빈)을 만난다. 폭력 조직에 몸담았던 삼촌을 제거하려던 조직원들에 의해 가족을 잃은 재연은 태구 같은 인간들이 경멸스럽지만, 기댈 곳 없는 재연과 태구는 본능적으로 서로를 알아보며 이끌린다. 그러나 낙원의 화사한 순간은 잠시 스쳐갈 뿐, 그들에게는 어두운 밤이 기다리고 있다. <낙원의 밤...
한국영화의 오늘
낮과 달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민희(유다인)는 남편의 고향인 제주도로 간다. 남편이 염원하던 집과 그에 관한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라이프가드 일을 병행하는 그녀에게 제주도는 안성맞춤인 듯하다. 다만 이웃에 사는 목하(조은지)의 과거사를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던 목하와 마뜩잖은 사연들로 얽히면서 민희는 혼란스럽다. 그런데 아주 귀엽게 혼란스러워한다....
한국영화의 오늘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에 젊은 부부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둘 다 백방으로 직업을 찾고 있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그러는 사이에 남편은 아는 형에게 빌려준 카메라를 떼어 먹힐 위기에 처하고, 아내는 가계를 챙기려 사채를 빌려 썼다가 궁지에 몰린다. 사정상 험악한 일이 벌어지거나 막다른 길에 다다를 것만 같은데, 영화는 완전히 예상 밖의 태도와 재기로 이 곤경을 다룬다. 이 부부의 대화와 시선과 표정과 동...
한국영화의 오늘
둠둠<둠둠>의 주인공 이나(김용지)는 젊은 미혼모다. 그녀와 단둘이 살고있는 엄마는 정신적으로 항상 불안한 상태다. 게다가 엄마의 반대에 부딪혀 자신의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하고 아는 교인 부부에게 위탁해 놓은 탓에 이나의 마음은 늘 무겁다. 이나의 현재 삶은 힘들고 어둡다. 하지만 영화는 이나의 과거를 조명하지 않는다. 어떻게 미혼모가 되었는지 다루지 않는다. 대신에 독보적인 디제잉 실력을 지닌 인디...
한국영화의 오늘
뒤틀린 집안락해야 할 공간이 위협받을 때 불쾌감은 배가 된다. <뒤틀린 집>은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을 담아낸 정통 하우스 호러다. 고즈넉한 외딴 집으로 이사 온 일가족은 첫날부터 악몽에 시달린다. 아내(서영희)는 계속 창고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불안하지만 남편(김민재)은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각자의 악몽은 점점 심각해지고 급기야 망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한국영화의 오늘
라스트 필름영화가 시작되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한 마디 한 마디 고집스러움이 묻어 있는 음성이라 쉽게 잊을 수 없는, 전수일 감독 자신의 목소리다. <내 안에 우는 바람>(1997)에서부터 <아메리카 타운>(2018)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세계를 추구해 온 불굴의 감독. 그가 이제 고백한다. 아니, 거의 언제나 자기 반영적인 영화를 만들어 왔던 이 감독이, 영화를 찍는 이유와 현재의 생각들...
한국영화의 오늘
만인의 연인18살 유진(황보운)의 삶은 여러모로 척박하다. 가족 관계도, 가정 형편도, 교우 관계도 평탄해 보이는 것이 없다. 유진은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무인도 같다. 그런 유진이 사랑에 빠진다. 그것도 삼각관계의 사랑에 빠진다. 유진은 어느 대학생 오빠를 좋아하게 되는데,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함께 하는 동급생 남학생이 유진을 좋아하게 된다. 유진의 감정도 진심으로 둘 사이를 오간다. 유진은 놀라운 다면성을 지녔는데,...
한국영화의 오늘
모퉁이영화과에 다니며 함께 공부했던 세 친구가 학창 시절에 자주 가던 학교 앞 식당에서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약속했던 친구 중 한 명은 오지 않고, 길 모퉁이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다른 친구 하나가 합석하게 된다. 그런데 세 사람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역력하다. 과거 이들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혹은 앞으로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오늘 밤 이 허름한 식당과 길목은 하나의 블랙홀이 된다...
한국영화의 오늘
방법: 재차의시신이 살인을 저지르는 기이한 범죄가 일어나고, 기자 임진희(엄지원)는 사건의 진범이라 자백하는 이의 연락을 받는다. 그는 이후로도 제약회사 간부들을 살해할 거라고 예고한다. 이러한 경고는 제약회사의 불법 임상실험으로 인해 사망한 희생자들의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들의 살벌한 공격으로 현실이 된다. <방법: 재차의>의 공포감은 무시무시한 초자연적인 현상에서 비롯되지만, 진정한 공포는 도덕성을 상실한 자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