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10점 만점에 10점호모포비아인 아버지로부터 도망쳐 나온 말레이시아의 테디, 모델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필리핀의 자이자, 태국인 성 노동자 어머니와 유럽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선. 동남아시아 볼룸 씬을 이끄는 세 사람의 여정이 펼쳐진다. <10점 만점에 10점>은 동성애 혐오, 트랜스 혐오, 인종 차별에 반기를 들고 언더그라운드 볼룸 씬을 조명하는 범아시아 퀴어 영화다. 여기에 뉴욕의 전설적인 볼...
월드 시네마
7월의 유령들18세기, 왕자의 시중을 들던 로테는 사랑하는 이와 프랑스로의 도피를 꿈꾼다. 혁명이 시작된 프랑스가 독일보다 훨씬 자유로울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도망치던 중 추격조가 따라붙자 로테는 동굴로 숨어든다. 이후 시점은 현대로 바뀌어 웨이트리스인 우루술라, 취업 비자가 필요한 이란의 초보 유튜버 네다의 하루가 차례로 비춰진다. 율리안 라들마이어 감독은 <7월의 유령들>에서 독일의 한 중부 도시에 삶을 꾸린 여...
미드나잇 패션
8번 출구일상에서 접하는 비디오 게임은 가상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쾌락을 선사한다. 그러나 언제든 소등할 수 있었던 게임의 시공간 속에 실제로 갇힌다면, 그곳은 유희의 공간이 아닌, 무한히 되풀이되는 악몽의 장소가 된다. <8번 출구>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동명의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영화의 내러티브는 원작 게임의 규칙에 따른다.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가던 길을 되돌아갈 것’. 지하...
플래시 포워드
가는 길에 딱 한 잔 더현대사회에서 튕겨 나간 존재인 카를로비안키와 도리아노는 술 없이는 한시도 못 사는 사람들이다. 술을 구하러 다니다 건축과 학생 줄리오와 만난 뒤, 셋은 함께 길을 떠난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길을 떠난 나그네처럼, 이 영화는 반로드무비적인 로드무비다. 술집은 길로 이어지고, 대화와 기억 속에서 진위를 알 수 없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기묘한 음악을 배경으로 괴상한 만남과 사건이 벌어진다. 그 결과는, 규정짓...
와이드 앵글
갇힌 공간 너머아버지의 죽음 이후 단둘이 남은 어머니와 아들. 아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낡은 집을 리모델링하려 하지만, 어머니는 그의 노력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사물과 공간에 새겨진 트라우마는 여전히 마음을 가두고 있다. (박성호)
비전
걸프렌드마카오에서 자라 대만에서 대학시절을 보낸 록은 현재 홍콩에서 자신의 두 번째 영화를 연출할 기회를 기다린다. 그녀의 파트너 베이 베이는 안정적인 삶을 원하고, 갈등하던 록은 자신의 과거로 여행을 떠난다. 안정적 토대 위에 안착할 수 없었던 록의 퀴어적 삶은 마카오, 대만, 홍콩을 가로지르는 여정으로 형상화되고, 록의 연애 관계는 불안정한 지반에서 흔들린다. 현재로부터 대학,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가는 역순의 ...
비전
겨울날들최승우의 두 번째 영화는 제목이 내용이다. 어떤 사건도 생기지 않고, 이야기의 진행 과정에서 누가 주인공인지도 분간하기 어렵다. 아무 대사도 없으며, 인물들은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겨울 한 철을 지낸다. 다른 인물들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리듬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등장하는 퇴근 시간 전철 안의 가득 찬 승객들도 아무 말도 안 한다. 새벽에 골목길을 내려가고, 깊은 밤 가파른 계단을 오른...
월드 시네마
결혼 피로연학생 비자 만료를 앞두고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유학생 민에게는, 결혼을 두려워하는 남자 친구 크리스가 있다. 크리스의 오랜 친구 안젤라는, 값비싼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여자 친구 리와 함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게이 커플과 레즈비언 커플 앞에 놓인 골치 아픈 문제들을 가장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결혼 피로연>은 1993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이안 ...
경쟁
고양이를 놓아줘불면과 무기력에 시달리는 모리는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들지 못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가운데, 사진작가로 성공한 아내 마이코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간다. 한때 연인이었던 모리와 아사코가 우연히 재회하고 안부를 나누는 과정에서, 각자 더듬은 기억 속에서 서로 다른 과거를 마주한다. 집으로 돌아온 아사코를 기다리는 것은, 현재의 연인이 차려준 따뜻한 밥 한 끼와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망이다. 그리고 마이코의 전...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양이를 부탁해“스무 살, 섹스 말고도 궁금한 건 많다.” 21세기 초입, 포스터 속 색다른 선언과 함께 한국영화사에서 본 적 없는 스무 살 청춘들이 우리를 찾아왔다. 인천에서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동창생 다섯 명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채,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여 각자의 길을 모색 중이다. 영화는 학벌 중심주의의 편견, 빈곤한 삶의 조건, 정체된 일상 등을 대면하면서도 이들의 현재를 이루는 관계의 활기와 마음의 요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