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영화의 창
페이퍼 타이거90년대 미국. 촉망받는 세 명의 쿵후 수제자들은 사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그들의 무술이 경쟁파벌을 이길 수 있도록 고된 훈련을 견뎌 내며 기술을 연마한다. 연전연승을 통해 그들은 세 마리 호랑이들로 국제적으로도 알려진다. 하지만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이제 그들은 각자 별 볼 일없는 그저 그런 중년의 아저씨들이 되었다. 어느 날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던 사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이 사건을 ...
플래시 포워드
포식자들존 업다이크가 21세기 로마의 두 계급을 모델로 글을 쓴다면, 로버트 알트만이 이탈리아에서 <숏컷>을 리메이크한다면 나올 법한 작품이다. 물론 개성을 반영해 심각한 피 몇 방울은 더해야 한다.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던 총기상, 병원 청소부로 일하는 여자, 시계 사기를 당한 노파, 교통사고를 낼 뻔한 의사, 사고로 영화 제작이 중단된 감독, 향에 매혹된 남자, 남편의 동료와 바람이 난 여자, 니체에 집착하는 철학...
월드 시네마
폴링<반지의 제왕>의 배우 비고 모텐슨의 감독 데뷔작. 인종, 성별, 성정체성에 대한 편견으로 뭉친 고집 센 아버지가 있다. 동성애자인 아들(비고 모텐슨)은 시골 농장에 홀로 살던 그를 집으로 모셔 오지만 감당하기 쉽지 않다. 지독한 차별주의자인 아버지는 치매 증상까지 있어 번번이 주위 사람들을 당황시킨다. 아들이 남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지만 아들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흑인이나 여성에 대한 태도도 개선의 여지...
아시아영화의 창
프놈펜 스토리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세 청년이 있다. 썽사는 큰형의 제안으로 옷 파는 일을 거들기 위해 시골을 떠나 프놈펜으로 왔다. 오토바이를 갖고 싶지만 돈이 없었던 티는 유흥업소에 발을 들여놓는다. 피어룸은 택시 운전을 하지만 빚을 갚아나갈 길은 막막하기만 하다. 녹록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돈과 꿈을 좇아야 하는 이들 앞에 놓인 운명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는 빠르게 변화하는 캄보디아 사회상을 배경으로 세 인물의 이야...
와이드 앵글
피폭의 연대<피폭의 연대>는 <크메르 루즈: 피의 기억>(2003),<잃어버린 사진>(2013) 등의 작품을 통해 끔찍한 폭력의 역사, 특히 대규모 학살의 기억을 이미지로 기록하는 작업을 선보여 온 리티 판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 작품에서 감독은 (마치 방사능이 그러하듯)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악(惡)이 퍼져가는 흔적을 다양한 형식의 자료 화면과 퍼포먼스 이미지를 통해...
아시아영화의 창
핑키를 찾습니다8개월 된 딸 핑키를 유모 사난마에게 맡기고 출근하던 빈두는 잊은 것이 있어서 집에 들렀다가 유모도 핑키도 사라지고 집안에 연기만 자욱한 것을 발견한다. 빈두는 종일 핑키를 찾아 온 도시를 헤매는데, 아기를 찾아다니기는 사난마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사난마는 고향에서부터 알고 지낸 아나수에게 핑키를 빌려주었는데, 아나수는 아기를 이용해 구걸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사라진 아기로부터 시작한 이 이야기는 아...
뉴 커런츠
하라미16세 고아소년 팍판은 고아소년들로 조직된 소매치기단의 일원으로, 뭄바이의 기차역에서 활동하며 놀라운 솜씨를 뽐낸다.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는 이 소년들은 그들의 부모들로부터 무자비한 두목 사가 바이에게 팔려, 소매치기로 키워졌다. 어느 날 팍판은 너무 많은 돈이 들어 있는 지갑을 훔치게 되고, 신분증을 보고 찾아갔던 그 집에서 자신의 범죄가 불러온 예기치 못한 나비효과에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하라미>는 ...
아이콘
하이파의 밤영화의 주인공은 갤러리와 연결된 거대한 클럽이다. 이스라엘에서 차별이 적은 도시 하이파에서도 이 클럽의 존재는 각별하다. 갤러리에선 ‘정치적 예술’을 주제로 사진전이 개최되고, 클럽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이 여기저기서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전시되진 않는다.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듯 보이는 공간속에서 일군의 인물들이 내뱉는 대화는 세대, 가족, 예술, 성, 문...
월드 시네마
함께 하기 위한 준비들데뷔작 <더 웬즈데이 차일드>(2015)로 카를로비바리영화제에서 수상한 헝가리 여성감독 릴리 호르바트의 두번째 영화. 미국에서 연애를 했던 남자를 찾아 부다페스트로 온 여자가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로 학회에서 만난 헝가리 남자 의사와 사랑에 빠진 뒤 다시 만날 약속을 한다. 부다페스트의 어느 다리에서 오후 5시에 만나자는 약속. 로맨틱한 환상을 갖고 그 장소를 찾아가지만 남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여자는 남자...
뉴 커런츠
함정도시<함정도시>는 아제르바이잔 교외의 무미건조한 듯한 풍경이 스치듯 지나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곧 군대에 입대하는 어느 청년은 알 수 없는 미래와 자신의 불안한 존재감을 느끼며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입영일이 다가오면서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어색해진다. 교외의 작은 학교 선생님은 러시아에 가서 큰 돈을 번 친구가 오랜만에 만나자고 하지만 선뜻 만나지 못한다. 자신의 초라한 살림살이가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