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의 창
칸도 이야기아름답다 못해 신비로운 지경인 네팔 북부의 고산지대. 칸도는 산에서 일을 하던 중 마주친 티베트 군인과 사랑에 빠져 아들을 낳는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변화무쌍하여 예측하기 어려운 궂은 날씨처럼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다. 남편은 집을 떠난 지 오래돼서 생사조차 알 수 없고, 남동생은 집과 땅을 팔아먹고, 여동생이 보석까지 모두 처분해버린다. 가장 큰 희망이어야 할 존재인 일곱 살 아들은 난봉꾼이 되어 학교 수...
갈라 프레젠테이션
커밍 홈 어게인어머니와 아들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커밍 홈 어게인>은 <뉴요커> 잡지에 게재된 이창래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에 기초한 내밀한 가족 드라마이다. 한국계 미국인 1세대인 이창래는 가족이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 병든 어머니를 돌보고 있다. 그는 아들의 역할을 다하고 싶지만, 어머니에 대한 상충된 감정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재미교포 가족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표현한 <커밍 홈 어게인>은 젊은 ...
와이드 앵글
컴 앤 씨기괴할 정도로 큰 규모에 우주선을 닮은 금빛 타원형의 불교 사원 ‘담마카야’는 태국에서 가장 크고 부유한 절로 유명하다. 수백만에 이르는 신도를 거느린 태국 불교의 아이콘이자 전 세계 불자들에겐 성지순례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동시에 수상한 돈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기도 하다. 2016년, 돈세탁과 장물 취득 혐의로 담마카야의 큰스님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법을 집행하려는 군부 정권과 신도들을 앞세운 전능한...
와이드 앵글
케 세아 레이!아르헨티나에서는 매주 한 명의 여성이 불법 낙태로 사망한다. 2018년 합법적이고 안전한 무료 임신 중단을 지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고, 이 법안은 아르헨티나 사회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케 세아 레이!>는 현재진행형인 아르헨티나의 낙태 합법화 투쟁을 담은 전투적인 다큐멘터리다. 후안 솔라나스 감독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 결정권 간의 충돌에서 객관적인 시선을 취하려는 최소한의 시도도 없이 ...
와이드 앵글
케이브다큐멘터리 <알레포의 마지막 남자>로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던 페라스 파야드가 시리아의 참상을 다시 한번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에 초점을 맞춘 대상은 목숨을 걸고 시리아에서 부상당한 자들을 돌보는 여성 의사 아마니 박사와 그녀의 동료들. 내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리아엔 폭격이 끊이지 않는다. 서로 총을 겨누는 전쟁과 달리 폭탄은 도시 곳곳에 무작위로 떨어지고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 사상자가 부지기수로 ...
와이드 앵글
코한나는 다친 코를 가린 채 잠적한 남자친구 현수를 찾아다닌다. 사라진 현수, 내내 무례한 과외 학생 재우와 재우의 엄마, 그리고 달갑지 않은 손님인 현수의 엄마 민옥까지, 이들과 관계하는 며칠 동안 한나의 내면에는 어떤 파장이 일어난다.
아시아 영화의 창
크라비 섬태국 남부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는 크라비 섬은 태국의 선사 시대와 가까운 과거, 그리고 현재의 세계가 충돌하는 장소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실험해온 벤 리버스 감독과 시공을 초월한 연출을 보여준 아노차 수위차콘폰 감독의 공동 연출작인 <크라비 섬>은 이 아름다운 섬을 고전적인 촬영방식인 슈퍼16밀리 아날로그 필름에 담았다. 한 영화인은 촬영지를 물색하기 위해 관광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섬의 구석...
플래시 포워드
크로놀로지이스탄불에 사는 하칸과 니할은 결혼한 지 몇 년이 지났다. 시간이 갈수록 니할은 아이를 원하지만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각종 난임 치료도 소용이 없던 어느 날 니할이 자신이 결코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그들의 삶에 변화가 일어난다. 하칸은 동료와 점심 식사 도중 니할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뒤따르고 니할이 낯선 남자와 어느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하칸은 집으로 돌아가 아...
월드 시네마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1770년. 화가 마리안느는 이제 막 수도원에서 나온, 예비 신부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의뢰받는다. 결혼이라는 숙명을 받아들이기 싫은 엘로이즈는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는 것을 거부하고,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마리안느는 그녀를 은밀하게 관찰하기 시작한다. <톰보이>(2011)로 가장 주목받는 여성 감독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셀린 시아마 감독의 네 번째 장편이자 첫 시대극이다. 극 중 두 히로인을 통한 오...
특별기획 프로그램2
탈렌타임 야스민 아흐마드 감독의 유작인 <탈렌타임>은 말레이시아의 다민족, 다문화적 배경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관의 충돌, 계층적 차이, 언어의 차이를 그려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관계맺기의 유토피아를 스크린에 펼쳐내는 아흐마드적 세계가 집대성된 작품이다.
말레이시아-백인 혼혈 멜루르, 청각장애를 지닌 인도계 마헤쉬, 아픈 어머니를 보살피는 하피즈의 삶은 고등학교 학예회를 중심으로 서로 엮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