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의 창
너의 얼굴영화가 정복한 것은 시간과 인간의 표정이다. 카메라는 사물의 풍경도 담아내지만, 인간의 표정을 현미경처럼 포착하고 감정까지 포획한다. 차이밍량은 열세 명의 얼굴을 소재로 다큐멘터리도 극영화도 아닌 차이밍량의 장르를 완성했다. 그는 작업 노트에서 두 달 동안 거리에서 영감을 주는 얼굴을 따라가서 인간의 표정을 프레임에 담아냈다고 했다. 얼굴은 하나의 구도이자 풍경이라고 강조했다. 차이밍량의 작품은 ‘얼굴은 개...
아시아 영화의 창
노래하는 불불영화는 아삼 지역에 살고 있는 십대 소녀 불불의 삶에 가로놓인 억압과 함께 삶을 개척해가는 강인함과 친밀한 교감, 불꽃놀이처럼 기적과 같은 순간을 놀라운 아름다움으로 연출한다. 노래하기를 꿈꾸고, 또래 친구들이 무엇보다 소중한, 사랑에 빠진 불불의 욕망은 사회적 요구와 편견에 가로막히고, 젠더의 경계를 위반한 수무는 조롱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불불과 그녀의 친구들은 강과 들을 누비며 삶의 충만함을 만끽한다....
와이드 앵글
녹차의 중력정성일은 임권택 영화를 두 편으로 나누어놓았다. 이 구분은 단지 (긴 상영 시간 때문에 내린) 편의적인 결정이 아니다. 1부인 <녹차의 중력>과 2부 <백두 번째 구름>의 이야기는 시간의 순서를 따라 이어지고 있지만, 두 영화는 전혀 다른 접근법 때문에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1부가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횡축의 영화라면, 2부는 그 시간의 흐름 중 한순간을 멈추어 세운 채 깊이 들여다보고 있는 종축의 영화다....
월드 시네마
논픽션출판사를 운영하는 알랭은 레오나르가 소설의 소재로 자신의 사적 관계, 헤어진 연인을 반복적으로 다룬다는 이유로 그의 새 책 출판을 거절한다. 알랭은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 갇힌 창작에 대해 회의적이다. 디지털화되고 있는 출판업계의 현실도 알랭에게는 도전적이다. 그의 지인, 디지털 전문가와 회사 소유주, 심지어 아내마저 레오나르의 책 출판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실상은 레오나르와 아내 셀레나는 오랜 연인 사이...
월드 시네마
누구나 아는 비밀세계적 거장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신작. 스페인을 배경으로 페넬로페 크루즈과 하비에르 바르뎀이 주연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로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되었다. 스페인 출신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살던 로라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마드리드 외곽 고향 마을을 방문한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마을에는 과거 함께 자랐던 친구이자 은밀한 연인관계였던 파코가 그녀와 가족을 반긴다....
와이드 앵글
눈물가난한 커플이 3주년 기념일을 맞아 그럴듯한 데이트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쇼핑도 하고 놀이공원에도 가려는 그들의 계획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와이드 앵글
눈의 마음: 이후1920년 4월, 일본군은 러시아 백군과 손잡고 블라디보스토크에 이주해 살아가던 조선인들을 학살한다. 1937년 강제 이주 전에도 조선인 혁명가 김 아파나시, 김 알렉산드라 스탄게비치 등을 사형에 처한다.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의 조선인 학살의 장면들이 망명 삼부작의 프리퀄을 이루며 역사의 장소, 이미지를 스크린 위에 아카이빙한다.
한국영화의 오늘
늦여름정봉(임원희)과 성혜(신소율)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그들의 게스트하우스에 뜻하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온다. 성혜의 연인이었던 인구(전석호)와 정봉의 직장 후배였던 채윤(정연주)이다. 남편에게 자신의 과거를 폭로하겠다는 인구로 인해 불안해진 성혜는 채윤과 정봉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감지하고 더욱 예민해진다. 그러던 중 인구와 채윤, 채윤의 친구는 서핑 강...
와이드 앵글
다운늦은 나이에 임신한 부부. 기쁨도 잠시 양수 검사 결과 태아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배는 점점 불러오고, 이대로 낳을 수도 지울 수도 없는 상황에 부닥친다.
와이드 앵글
다음에 만날 때까지진화와 진티엔은 쌍둥이 자매이다. 조용한 성격의 아쿠아리움 사육사 진티엔은 갑자기 사라진 진화의 대타로 상자 탈출 마술쇼 무대에 선다. 상자 안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 자신들 자매와 엄마의 모습을 마주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기억에 대한 무척이나 서정적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