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오늘
버닝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각색한 <버닝>은 두 남녀와 정체불명의 남자 사이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그린 영화다.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는 우연히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난다. 종수는 밝지만 공허한 분위기를 풍기는 해미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해미는 종수에게 고양이를 부탁한 채 돌연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다. 얼마 뒤 해미는 젊고 부유하지만 뭘 하는지 의심스러운 남자 벤...
뉴 커런츠
벌새<벌새>는 열네 살 여자아이 은희에 관한 영화다.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1994년 대치동, 중학생 은희는 방앗간을 하는 부모님 그리고 언니,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 가족들에게 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은희는 유일한 친구인 지숙과 물건을 훔치고, 날라리들의 명소 아베크 노래방을 간다. 그리고 옆 학교 남자아이, 같은 학교 여자 후배와 연이은 연애를 하며, 오지 않을 사랑을 찾아 섬처럼 떠다닌다. 이런 은희의 삶에...
월드 시네마
벌새 프로젝트뉴욕 출신으로 사촌 관계인 빈센트와 안톤은 주식시장에서 백만 분의 일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고위험 초단타 매매 게임의 플레이어들이다. 그들의 꿈은? 그들을 백만장자로 만들어줄 광케이블을 캔자스와 뉴저지 사이에 직선으로 설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점보단 단점이 많은 허술한 이 둘에게 간단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안톤은 브레인이고 빈센트는 사기꾼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고자 주변의 모든 이들을 비현실적인 모험...
한국영화의 오늘
변산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상경한 학수(박정민)는 <쇼미더머니>에 도전하며 래퍼를 꿈꾸지만 왠일인지 무대에만 서면 위축되어 번번이 떨어진다. 여섯 번째 탈락에 낙담할 틈도 없이 고향에서 아버지가 쓰려졌다는 전화를 받고 떠밀리듯 고향으로 내려간다. 학수는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던 건달 아버지를 미워하지만 끝내 내치진 못한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은 많은 것이 바뀌어 있다. 자신을 좋아했던 선미(김고은)은 어느새...
한국영화회고전
별들의 고향이장호 감독의 데뷔작으로 최인호의 신문 연재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개봉 당시 46만 명 관객을 동원, 역대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작품이기도 하다. 첫사랑에게 버림받고 의처증이 있는 남자의 후처로 살다 헤어진 뒤 결국 술집 여자로 전락한 경아(안인숙)의 이야기가 당대 관객을 울렸다. 이장희의 노래를 비롯해 70년대 청년문화의 새로운 흐름이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고, <영자의 전성시대>, <겨울여자> 등 흔히 ‘호...
아시아 영화의 창
보스의 비밀은행원인 주인공 카나트는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그는 중앙아시아 영화에서 자주 묘사되고 있는 해체된 가족의 가장이다. <보스의 비밀>은 옛 친구인 다니야르를 만나게 되면서 다른 삶의 세계로 진입하는 카나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은 독립 이후 자본에 포획되어 가는 동시대 카자흐스탄 사회를 그리고 있으며, 동시에 중앙아시아 영화 특유의 ‘가족’의 주제를 독특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영화가 비극적...
한국영화의 오늘
보희와 녹양감수성이 예민한 소년 보희. 엄마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들의 이름을 보희라고 지었고 소년은 이름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을 당한다. 소년 보희와 대조적이게도 세상이 무너져도 당당히 살아남을 것 같은 소녀가 있다. 소녀의 이름은 녹양이고 보희의 둘도 없는 친구이다. 어느 날 보희는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을 알게 되고 동시에 자신의 아빠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엄마에 대한 반발심으로 녹양과 함께 자신...
아시아 영화의 창
본슬레타인과의 관계를 고집스럽게 거부하는 고귀한 신분의 본슬레는 오랜 시간 경찰생활을 해왔지만 딱히 타인에 대한 연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 하층계급 비하리 출신의 젊은 여인과 어린 소년이 이사를 오고 축제가 있던 날 방에 혼자 쓰러진 본슬레를 소년이 발견해 목숨을 구하게 되면서 관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처음으로 건네는 고맙다는 말 그리고 함께 한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그에게 조금씩 스며든 ...
와이드 앵글
분무기삶에 찌들어 무기력하게 살고 있는 서른 살 혜민은 갑자기 세상을 떠난 친구의 장례식을 마친 뒤 귀가해 잠이 든다. 잠에서 깨자마자 두 명의 여인이 혜민에게 잔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뉴 커런츠
붉은 남근부탄 내륙지역의 마을에서 아빠와 단 둘이 사는 10대 소녀 상가이는 영험한 힘을 지닌 목조 남근상을 제작하는 장인이자, 지역 축제기간 동안 붉은색 가면을 쓰고 광대 노릇을 하는 아버지가 못마땅하다. 남근상을 옆집에 배달하는 것도 불만이고, 들판을 지날 때면 자신을 따라오는 듯한 붉은색 가면을 쓴 남자들의 무리도 불편하다. 나이가 들면서 곧 은퇴를 앞두고 후계자를 고심하는 아버지와 유부남과 위험한 관계를 유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