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유니버설 랭귀지테헤란과 위니펙 사이 어딘 가에 있는 신비롭고 초현실적인 중간 지대. 다양한 인물들의 삶이 놀랍고도 신기한 방식으로 얽히며 전개된다. 초등학생 네긴과 나즈골은 겨울 얼음 속에서 돈을 발견하고 이를 차지하려 한다. 마소우드는 정신없는 한 무리의 관광객들을 이끌고 위니펙의 기념물과 유적지를 방문한다. 한편, 퀘벡주 지방 정부에서 일하던 매튜는 의미 없는 직장 생활을 때려치우고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영문 모를 여행...
와이드 앵글
유림수능을 끝낸 열아홉의 겨울. 유림은 파탄 난 가정을 탈출한 단짝 친구 선미와 거리를 헤맨다. 다큐멘터리 터치로 시작해 병원과 금은방, 선생님의 집 앞에 이르는 두 소녀의 여정에 절박 하고 절절한 마음이 담긴다. 마지막에 회고조 보이스 오버의 서늘한 기운이 압도한다. (강소원)
와이드 앵글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1997년 <접속>을 보며 사람들은 비대면 상태에서 연애 감정이 생겨날 수 있다는 사실을 놀랍게 여겼다. AI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때로는 가상의 세계가 현실의 세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도 한다. 퇴행성 질환으로 스물다섯에 절명한 청년 마츠에게는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모르던 비밀이 있었다. 외롭고 우울했던 마츠는 이벨린으로 변모해 매일 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에 접속해 길드원들과 투닥이...
온 스크린
이별, 그 뒤에도<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의 아리무라 카스미와 <남은 인생 10년> (2022)의 사카구치 켄타로가 주연을 맡은 멜로드라마. 사에코(아리무라 카스미)는 교통사고로 남자친구를 잃고 홋카이도의 커피 회사에서 일에 몰두하며 살아간다. 죽은 남자친구의 심장을 이식 받은 나루세(사카구치 켄타로)는 수술 전과 다른 자신을 발견한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던 나루세가 커피에 탐닉하는 모습이 아내의 눈에는 이상하게...
월드 시네마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어둠 속에서 두 목소리만 들린다. 알레 아버지의 지론대로, 알렉스는 “파티는 헤어질 때 한다”라고 결정한다. 15년 차 커플은 행복하게 헤어질 수 있을까. 여름이 끝나는 9월 22일의 파티를 향해 날짜는 다가간다. 영화는 때때로 알레가 만드는 영화의 순간으로 환기되는데, 그것은 여타 ‘영화와 현실의 은유, 극중극’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건 삶의 예술인 영화의 효용성에 대한 언급처럼 보인다. 니체, 쇼펜하우어부...
한국영화의 오늘
인서트상업 영화 현장에서 인서트 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진주석. 기이한 분위기를 지닌 마추현이 영화 팀의 촬영부로 들어오게 되고, 두 사람은 가까워져,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하지만 다음날 마추현은 모종의 이유로 진주석에게 화를 내고, 이후로 그는 내내 애타는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리게 된다. <부모 바보>(2023)로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받아 KB 뉴 커런츠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종수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와이드 앵글
일과 날“필멸의 인간들 눈에 쟁기질할 시간이 모습을 드러내면 그대는 지체 없이 일을 시작 하라.” <일과 날>은 헤시오도스의 서사시 한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시 제목을 그대로 영화 제목으로 삼는다. 과연 영화는 해가 뜨면 지체 없이 일터로 향하는 이들을 차례로 비추는데, 그들은 마네킹을 제작하고 재활용 플라스틱을 분류하고 반찬을 만들고 염전을 쓸어내리고 캔을 검수하고 라디오를 수리하는 일로 하루를 마감한다...
와이드 앵글
일렁일렁수영장을 같이 다니는 이름이 같은 두 소녀는 만나자마자 단짝이 되었다. 하지만 또다시 혼자가 될까봐 두렵다. 그 두려움이 빚어낸 어두운 마음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자 이야기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급전직하한다. 십 대 소녀들의 스릴러. (강소원)
아이콘
잇츠 낫 미파자마 차림으로 강아지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는 레오스 카락스다. 하지만 그가 아니기도 하다. <홀리 모터스>(2012) 초반부에도 등장했던 감독의 분신은 방에서 유령 관객이 가득한 영화관으로 이동한다. 레오스 카락스는 <잇츠 낫 미>에서 다시 한번 시네마의 유령이 가득한 몽환적 여행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카락스의 자동응답기에서 장 뤽 고다르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감독은 1939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월드 시네마
재판에 오른 개변호사 아브릴은 세 명의 사람을 물어 재판을 받게 된 개 코스모스를 변호하기로 한다. 만약 재판에서 지면 코스모스는 안락사를 당할 상황. 인간을 문 죄로 인간의 법에 따라 생사가 결정될 위기에 처한 코스모스를 위해 아브릴은 개의 법적 지위부터 따져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르면 개는 사람인가 사물인가. 법정에선 생태학자, 철학자, 종교인 등이 모여 동물의 윤리와 영혼을 논하는 자리가 마련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