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아파트 생태계영화는 거주지로서 아파트의 생태를 한국 현대사와 맞물려 촘촘하게 엮어낸다. 그러나 <아파트 생태계>가 아파트 역사를 다루는 거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울의 오래된 시범 아파트 단지를 찾아 나선영화는 아파트의 생성, 성장, 소멸 그리고 재탄생의 과정을‘아파트를 둘러싼 사람들’을 통해 담아낸다. 아파트 정책을 만든 손정목은 과거 서울시 도시계 국장에서 출발해 건축 전문가들이자 실거주자들, 부동산 업자, 재개발 업...
월드 시네마
아홉 개의 손가락한밤중의 외딴 기차역. 마글루아르는 담배를 피우던 중 경찰이 신원을 조회하려 하자 도주한다. 가진 것 없이 헤매던 그는 죽어가는 생면부지의 남자로부터 돈다발을 건네받는다. 그때부터 그는 쿠르츠 갱단의 추적을 받다가 결국 인질로 잡힌 뒤 갱들의 계획에 동참하기로 한다. 그러나 강도 작전이 실패하고, 예정됐던 모든 것들이 어그러지면서, 마글루아르는 쿠르츠 갱단을 뒤에서 조종하는 미스터리한 조직‘ 아홉 개의 손가락...
한국영화회고전
안개김승옥의 단편「 무진기행」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문학적 모더니즘의 영향이 영화 속으로 들어온 대표적인 영화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서울에서 제약회사 사장의 딸과 결혼해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남자가 안개로 유명한 자신의 고향 무진을 방문한다. 잊고 싶은 과거가 숨을 쉬는 고향에서 남자는 서울로 데려다 달라는 여자를 만나 갈등한다. 주관적인 플래시백과 내레이션을 적극 사용하면서 분열하는 남자 주인공의 내면을 그린...
아시아 영화의 창
안녕, 카트만두2004년 겨울, 내전 중인 네팔의 카트만두를 살아가는 세 청년의 이야기이다. 마오이스트 반군과 정부군의 대립으로 인해 민생은 처참해진다. 막 미국에서 귀국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아마르는 IT 기업을 세워 네팔 전역에 인터넷을 공급하고자 하는 계획을 하고 있으나 사회 상황으로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가난한 공예가의 아들이자 록 뮤지션을 꿈꾸는 망갈은 가차 없이 변화하는 삶 속 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
아시아 영화의 창
앙가말리 사람들혼돈 속에 활기가 넘치는 남인도의 소도시 앙가말리의 사내, 페페의 일대기를 다룬다. 학창시절부터 지역의 힘 있는 갱을 동경하던 그는 친구들과 술, 담배를 하는 등 작은 사고들을 일으킨다. 하지만 운이 좋은 건지 머리가 좋은 건지 대학에 입학하고 곧 갱단을 조직한다. 젊음의 패기로 해결사 역할도 하고, 오랫동안 좋아했던 리키와의 연애도 시작한다. 어느 날 동료가 칼에 찔려 살해당하면서 죽음이 늘 곁에 있음을 깨...
아시아 영화의 창
어둠 속에서건물과 상점이 빽빽하게 들어선 인도의 뒷골목. 너무나 좁고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지도에 표시하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이는 이 길 위에 두 인물이 서 있다. 남자의 삶은 과거에 겪은 어떤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듯 골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소년의 삶은 아버지의 사랑과 폭력이라는 모순된 억압으로부터 탈주하기 위한 욕망으로 점철되어 있다. 영화는 두 인물의 욕망이 배가되는 순간, 두 종류의 운동을 보여준다. 하...
월드 시네마
어디로 가십니까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택시를 탄 많은 이들의 운명이 서로 충돌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들은 모두 혼란스러운 불가리아 사회의 몰락에 희생당한 피해자다. 감독의 카메라는 소피아시 거리를 따라가며 택시기사들과 손님들의 시선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그리고 우리가 내리는 결정 하나하나가 타인에게 파급 효과를 미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모든 이들의 삶은 연결되어 있다. 한 사람의 죽음은 다른 ...
월드 시네마
어떤 작가작가로 성공한 전 부인에게 자극받은 한 남자가 베스트셀러를 쓰겠다고 결심한다. 문제는 그에게 상상력이 없다는 것. 어느 날 최고의 허구는 현실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이웃에게 살인 플롯을 짜게 하는데…. 글쓰기에 대한 왜곡된 열망이 초래하는 파국을 다룬 이 영화는 작가의 꿈을 품었거나 작가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준다. 재능은 없고 열등감은 넘치는 주인공은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도...
특별기획 프로그램
어부 이야기이 영화는 커다란 호숫가에서 평생을 살아온 한 외로운 어부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부는 이 세상에 자연의 영혼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그는 평생 호수를 돌보면서 욕심내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왔다. 마치 그의 오랜 이웃인 사냥매처럼 말이다. 호수의 정령들도 그와 소통하듯 어부의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마다 검은 개의 형상을 하고 나타났다. 그러던 어느 날, 어부는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이와 마주친다.
한국영화의 오늘
얼굴들고등학교 행정실 직원 기선은 축구부 학생 진수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진수에게 축구부 생활이 어떤지, 학교생활에 불편한 것은 없는지 물어보고 진수의 집까지 찾아간다. 기선의 옛 애인 혜진은 회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의 작은 식당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기선과 혜진의 이야기가 나란히 진행되고 한동안 시간이 흐른 뒤 둘의 모습이 다시 나온다. 기선은 학교를 그만두고 사보에 글을쓰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