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오늘
침범수영 강사를 하는 영은(곽선영)은 7살 딸 소현과 단둘이 산다. 소현은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20년 후,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고독사 현장 처리를 하는 민(권유리)과 해영(이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함께 일하고 같은 집에서 잠든다. 그리고 둘 다 저마다의 지옥을 품고 있다. 그 축축한 지옥 안엔 엄마라는 존재가 언제나 자리한다. <침범>의 힘은 여러 가지다. 과감...
오픈 시네마
칼키 AD 2898년신들이 지배하던 시기, 전쟁에서 패배한 아쉬와타마는 다음 인류에서 구원을 얻게 되기 전까지 죽지 못하는 저주를 받는다. 그로부터 6,000년이 지나 전쟁과 살육으로 점철된 현생 인류가 도달하게 된 디스토피아. 하나의 정부가 모든 군대와 자원을 통제하며, 돈이 있는 사람들만이 콤플렉스라 불리는 대규모 단지에서 상대적으로 평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콤플렉스에서는 프로젝트 K라는, 가임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뉴 커런츠
코코넛 나무의 높이중국에서 <무인구>(2013), <폭설>(2018), <문맨>(2022) 등 대작 상업 영화의 촬영감독으로 각광받던 두지에는 3년 전 일본으로 이민을 갔고 일본에서 자신이 연출한 첫 영화 <코코넛 나무의 높이>를 완성했다. 영화는 두 쌍의 남녀를 따라간다.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남자와 동물 용품점에서 일하는 여자는 오래 사귄 사이로 점심시간이면 함께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곤 한다. 어느 날 남자는 생선을 손...
월드 시네마
콰이어트 썬철도 노동자 피에르는 홀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첫째 퓌스는 극우주의 성향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비밀이 많아졌고, 둘째 루이는 파리의 소르본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 서로를 아끼던 세 가족의 관계는 퓌스의 일탈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피에르는 전체주의적 사상에 물들어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아들을 설득해보지만 소용없다. 결국 커다란 비극이 가족을 덮친다. 감독은 퓌스에게 정치적 사상과 신념을 ...
와이드 앵글
쿠데타의 사운드트랙<쿠데타의 사운드트랙>은 냉전 역사의 가려진 부분을 리듬과 통찰력 으로 집요 하게 추적한다. 루이 암스트롱과 원자폭탄의 주원료 우라늄 사이에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영화는 외관상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60년대 뮤직 프로젝트인 루이 암스트롱, 디지 길레스피, 듀크 엘링턴과 같은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들의 콩고 공연을 환기한다. 그리고 이 ‘재즈 친선 대사들’의 평화주의적 행보 이면에는 대중의 여론을 분산시키기 위한...
갈라 프레젠테이션
클라우드작은 공장에서 일하는 요시이(스다 마사키)는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다. ‘라텔’이란 가명의 전문 리셀러로 활동하는 그의 원칙은 단순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피규어부터 핸드백, 심지어 의료기기까지, 그가 다루는 물건에는 제한이 없다. 도시 외곽 호숫가에 거처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리셀러 활동을 시작한 어느 날, 명백한 적의를 띈 폭력이 요시이를 덮친다. 보이지 않는 것에 영화적 ...
한국영화의 오늘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영태와 미주는 작지만 아담한 월셋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식당을 같이 운영하기로 했던 영태의 동업자 선배가 갑자기 약속을 깨뜨린다. 영태는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나고 미주가 혼자 남는다. 미주는 영태를 기다리며 자신도 열심히 살아간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2021)로 부산국제영화제와 베를린영화제를 거치며 뛰어난 신예로 주목받은 박송열 감독의 신작이다. 이런 간단한 이야기로 이...
월드 시네마
킬 더 자키<엔젤>(2018)의 루이스 오르테가 감독이 기발하고 쿨하고 섹시한 스릴러 <킬 더 자키>로 돌아왔다. 영화는 스타 기수인 레모, 그의 여자 친구이자 동료, 그리고 이들이 마피아 보스에게 쫓기고 맞서는 과정을 재치 넘치는 생동감으로 그리고 있다. 말을 다루는 재능은 천부적이지만 자기파괴적 행동으로 커리어의 위기를 맞이한 레모는 일생일대의 경주에서 불운한 사고를 당한 뒤 기수의 삶을 포기하고 자유를 찾아 나선다...
특별기획 프로그램
타부<타부>와 <홀리 모터스>가 없는 2012년을 생각할 수 있을까? <타부>는 시네필 에게 큰 축복이었고, 여전히 2000년대 이후의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다. 리스본. 죽음을 눈앞에 둔 오로라는 옛 연인 지안 루카와의 해후를 꿈꾼다. 너무 늦게 도착한 루카는 그녀의 친구에게 50년 전 포르투갈의 식민지 모잠비크에서 있었던 두 사람의 금지된 사랑을 들려준다. 포르투갈 식민자들은 호화로운 빌라에서 사냥과 60...
플래시 포워드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가부장적 규범 아래에서 늘 ‘착한 여자’가 되라는 꾸짖음만 듣고 자위와 오르가슴에 대해선 배운 적 없던 세 여성은 내면에 숨겨진 기억과 억압된 욕망을 회상한다. 세 여성의 목소리는 스크린에서 솔 카르바요의 연기로 재현되며, 우리는 그녀들의 첫사랑, 첫 월경, 첫 강간, 첫 출산의 여정을 따라간다. 비참했던 과거에 굴하지 않고, 한때 침묵을 강요당했던 목소리를 통해 이제 이 여성들은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