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시네마
리볼버 릴리한국에도 『언더독스』 『머더스』 등이 출간된 범죄 소설 작가 나가우라 교의 동명 소설을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1924년 일본이 아직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기 전, 일본 군대는 몰래 숨겨둔 엄청난 돈을 찾기 위해 일가족을 살해한다. 돈을 찾을 수 있는 암호를 지닌 채 홀로 살아남은 소년 호소미는 아버지가 죽기 전 일러준 대로 유리를 찾아 나선다. 과거 스파이 활동을 하며 57명을 살해했다고 알...
플래시 포워드
립세의 사계톨스토이에 따르면, 마을은 자체로 하나의 세계며, 그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관찰하고 묘사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통용되는 보편적 진실에 근접할 수 있다. 유화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2017)에서 반 고흐의 화풍을 영상으로 재현해 호평을 얻은 DK 웰치먼(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먼 부부가 이번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하소설 『농민』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실사로 촬영된 수만 개의 프레임에 ...
월드 시네마
마거리트의 정리마거리트는 권위 있는 고등사범학교에서 가장 인정받는 수학도다. 그는 중요한 논문 발표회에서 대혼란을 겪으면서 인생의 궤도를 바꾸게 된다. 삶에서 수학뿐이었던 그는 결코 수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무한한 우주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골드바흐의 추측’을 풀어 우주의 비밀에 한 발짝 다가가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다수는 우주의 한 모퉁이를 차지한 채 조용히 살아간다. 어느 경우이든, 그 여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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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풀에 관하여<윈터 슬립>(2014)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누리 빌게 제일란의 신작으로, 올해 칸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다시 아나톨리아에서, 제일란 특유의 장대한 드라마가 전개된다. 그리고 다시, 도덕과 윤리,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주어진다. 미술 교사인 사메트는 4년을 보낸 시골 마을에서 전근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어느 날, 아끼던 학생이 그를 놓고 학교 측에 항의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제일란은 풍경의 영...
아시아영화의 창
마을로 가는 길네팔 동부 히말라야산맥 아랫마을에 사는 마일라는 대나무로 짠 물건을 만드는, 솜씨 좋은 장인이다. 마일라는 아내 마일리와 일곱 살 아들 빈드레와 함께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의 숙원이었던 도로가 건설되면서 조용하던 마을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텔레비전과 코카콜라, 그리고 힙합 음악을 비롯한 도시의 문물들이 차례로 들어오게 되면서, 사람들은 어느새 편리함을 좇아 삶의 태도를 바꾸기 ...
와이드 앵글
마이디어2027년, 청각장애가 있는 대학생 가을은 어플리케이션 ‘마이디어’를 소개받고 AI와의 대화에 푹 빠진다. 현실의 장애를 가뿐히 극복하는 어플 기능에다가 AI 남자는 연인처럼 다정하고 사려 깊다. 전도희 감독의 연기가 안정적인 영화적 리듬에 실려 공감을 배가시킨다. (강소원)
월드 시네마
마침내 새벽<마침내 새벽>은 미국 배우들이 페플럼(peplum)을 촬영하러 치네치타에 오던 1950년대 로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다. 순진하고 맑은 주인공 미모사의 시선을 통해 사베리오 코스탄초 감독은 페데리코 펠리니의 <라 돌체 비타>(1960)의 세계로 다시 뛰어든다. 단역 배우 오디션을 보러 치네치타를 찾은 미모사가 우연히 미국 배우 그룹의 파티 초청을 수락하고 각양각색의 사람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국영화의 오늘
막걸리가 알려줄거야엄마의 열성에 못 이겨 오늘도 학원 여러 개를 돌지만 그렇다고 딱히 아주 잘하는 것은 없는 우리의 피곤한 초등학생 어린이 동춘은 수련회장에서 막걸리 한 통을 줍고는 호기심에 집으로 가져온다. 그런데 익어가는 막걸리의 기포 소리가 단지 소리가 아니라 자신에게 거는 말이라는 사실을 동춘은 알게 된다. 이제 막걸리의 기포와 모스 부호와 페르시아어가 합쳐져 세계의 진실이 드러난다. 저 연결되지 않는 것들을 연결하는 ...
와이드 앵글
먼지가 되느니 재가 되리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알란 라우는 2019년 홍콩 민주화시위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많은 것을 목격했고 낱낱이 촬영했고... 그리고 홍콩을 영영 떠났다. <먼지가 되느니 재가 되리>는 홍콩 시위를 중심으로 그의 4년간의 여정을 담은 회고록이다. 1인칭 보이스오버로 진행되는 영화는 숱한 자문과 읊조림으로 가득한데, 그 대부분은 죄책감과 관련이 있다. 유난히 폭력적이었던 현장에서 번번이 마주한 저널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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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의 즐거움 - 트와그로 가족다큐멘터리의 전설 프레드릭 와이즈먼 감독은 마흔네 번째 작품 <메뉴의 즐거움- 트와그로 가족>에서 4대에 이어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트와그로 가족과 부르고뉴 지방의 프렌치 레스토랑 ‘르 브와 상 포이으’(잎이 없는 숲)을 조망한다. 거장은 미슐랭 쓰리스타에 빛나는 식당 내부나 이곳을 찾는 유명인, 완성된 음식을 찍는 대신, 요리가 손님의 테이블 위에 놓이기까지의 과정을 묵묵히 카메라에 담는다. 그날 사용할 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