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자매의 맛이삿짐도 채 정리되지 않은 연주의 자취방에 언니 선주가 갑작스레 들이닥친다. 좁은 방, 부족한 살림살이, 오래된 물건들. 좋은 연기에 힘입어 자매의 평범한 순간들이 특별해지고, 그 하루에 이십 대를 함께 보낸 자매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인다. (강소원)
특별기획 프로그램
자모자야꽤 실력 있는 인도네시아 출신 래퍼 제임스는 하와이에 거주하면서 자신의 미국 데뷔를 준비 중이다. 그에게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는 제임스의 형이자 자신의 아들을 잃은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 하나 남은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아버지, 한창 앨범을 준비 중인 제임스의 매니저를 자처하고 나선다. 하지만 사사건건 제임스의 일에 관여하려는 아버지는 제임스를 데뷔시키려는 레코드 회사에겐 성가신 존재이기...
특별기획 프로그램
자바섬으로의 순례90세 할머니 음바 스리는 1940년대 인도네시아 독립 전쟁 때 징집된 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원하는 단 한 가지는 사후에 남편의 무덤 옆에 묻히는 것이다. 그녀는 여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게 되고 그들로부터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놀라운 요소들이 드러나며, 점차 긴장이 고조된다. 영화는 공산주의나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 같은 민감한 문제를 매우 캐주얼하면서도...
지석
자서전 비슷한 것파르한과 티티는 다카에 살고 있는 감독-배우 커플이다. 이들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무슬림 사회에서 결혼한 지 10년이 되도록 아이를 갖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다. 팬데믹 기간에 일이 줄어들자 지금이 아이를 갖기 좋은 때라고 생각하게 된 티티는 파르한을 설득하여 결국, 임신에 성공한다. 임신 막바지의 어느 날, 한밤중에 큰 폭죽 소리가 지속되자 예민해진 티티를 뒤로 하고, 파르한은 무작정 밤길로 나선다...
한국영화의 오늘
장손3대로 이뤄진 대가족의 세속적인 풍경을 담담히 포착하며 영화를 시작하는 <장손>은 가족의 내밀한 가정사를 점점 더 미스터리한 무드로 끌고 가는 묘한 영화다. 영상 일에 종사하는 성진은 제사를 맞아 본가를 찾는다. 대부분의 가족들이 두부 공장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성진네는 가풍이 엄격하지만 활기 넘친다. 그들은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웃고, 이별을 맞는다. 그들이 맞게 되는 이별 중엔 죽음 또한 포함되어 있으...
와이드 앵글
조류를 거슬러뭄바이에서 어부 일을 하는 두 친구의 삶의 궤적을 따르는 <조류를 거슬러>는 소담하고도 날카롭고 숙연한 순간들로 채워져 있다. 콜리스의 전통적인 낚시 기술로 얕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낚는 라케쉬는 소박한 가정을 꾸려가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들의 병환으로 시름이 깊다. 그의 친구 가네쉬는 기술을 도입해 심해에서 어획하지만,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할 궁리를 한다. 둘도 없는 절친이지만 ...
와이드 앵글
증인 나무성년 의식을 앞둔 아들 시다는 할아버지로부터 가족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사실을 말해달라며 떼쓰는 아들을 대하는 어머니는 보호해 주려는 마음과 솔직하고 싶은 심정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다. (박성호)
아이콘
지구 종말이 오더라도 너무 큰 기대는 말라안젤라는 다국적 기업이 제작하는 산업 안전 홍보 영상에 출연할 인물을 물색하느라 부쿠레슈티 시내를 밤낮 누빈다. 과로에 시달린 안젤라가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마다 틱톡에 등장하는 ‘부캐’ 보비타는 위악적인 조롱과 혐오 발언을 퍼부으며 스트레스 해소 창구가 되어준다. 전작 <배드 럭 뱅잉>(2021)을 통해 증명한 바와 같이, 풍자의 대가 라두 주데는 어지러운 과잉의 이미지와 필터링 없이 쏟아지는 대사의 향연을...
뉴 커런츠
지금, 오아시스낡은 아파트의 가장 구석진 계단에서 엄마와 딸이 몇 주에 한 번씩 몰래 만난다. 베트남에서 말레이시아로 온 미등록 외국인 엄마는 딸이 자신과 떨어져 말레이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딸의 미래를 위해 최선이라고 믿는다. 한 동네에 살지만 평소에는 모르는 사이처럼 스쳐 가는 모녀. 엄마는 생업으로 동네의 여러 가지 허드렛일을 하다가 이민자 단속의 손길을 피해 낯선 노인의 집으로 피신한다. 오래된 건물과 그 속에 부...
한국영화의 오늘
지난 여름어느 농촌 마을. 면사무소에서 일하는 젊은 청년 민우는 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으며 종종 친한 친구 성훈과 어울려 지낸다. 날씨는 꼭 농부들의 마음 같지만은 않고, 민우는 오늘도 조용한 삶을 지속한다. 이것이 <지난 여름>의 이야기 전부다.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간혹 무언가 일어난다 해도 그것은 사건이 아니라 존중되어야 할 통과 의례다. 가뭄과 장마가 한 차례씩 지나는 동안 묵묵하고 느린 화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