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포워드
라이스보이 슬립스90년대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소영.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해 이민을 선택한 홀어머니 소영에게 아들 동현은 인생의 전부다. 동현은 자라면서 친아버지에 대해 묻지만, 소영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다. 한편 소영에게 한국에서 입양된 한 남자가 다가온다. 그녀는 남자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지만, 이로 인해 모자 간의 갈등이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날아든 소식에 모...
지석
라이프&라이프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계속되던 어느 날, 온라인 수업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들의 안부가 걱정된 선생님은 학생들의 집을 찾아 나선다. 4살 된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선생님은 딸을 차에 태우고 학생들의 집을 찾는 여행을 시작한다. 표면적 목표는 학생들의 상황을 알아보는 것이지만 영화는 이 여행을 통해 또 다른 목적도 이루고자 한다. 어머니는 딸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딸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
월드 시네마
라인비발디가 흐르고, 꽃병이 던져지고,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음반이 박살나고, 악보가 휘날린다. 분노한 여성 앞에서 다른 여성은 도망치다 뺨을 맞고 피아노 위로 쓰러진다. 아녜스 고다르가 촬영한 4분의 슬로우모션은 올해의 오프닝 중 하나다. 우르슬라 마이어의 영화 속 가족에게 환경은 절명에 가까운 조건인데, <홈>(2008)과 <시스터>(2012)를 결합한 신작은 타인보다 가족 내부 깊숙이 파고든다. 마가렛은 엄마...
월드 시네마
러브 달바엠마누엘 니코의 도전적인 데뷔작은 대답보다 질문에 더 귀를 기울이게 한다. 아빠와 사는 12살 소녀 달바는 성인 여성처럼 입고 치장하며 지낸다. 이면에 숨겨진 문제를 자각하기엔 그는 어린 나이다. 어떤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전쟁 같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같은 심장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영화는 정상성을 강요하지 않는다. 소년기를 박탈당한 아이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는 아이...
아시아영화의 창
러브 라이프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심사위원상을 받았던 <하모니움>(2016)이나 로카르노영화제에 선정됐던 <옆얼굴>(2019) 같은 영화를 보면, 후카다 고지는 우리가 흔히 품고 있는 ‘가족’의 이미지가 실은 매우 위태로운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는 감독이다. 외부의 누군가 침입했을 때 사건이 시작되고 예상치 못한 전개를 맞이한다. <러브 라이프>도 비슷한 설정을 공유한다. 타에코는 어린 아들을 아끼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월드 시네마
레이먼드 & 레이가족을 버리고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 있는 아버지를 둔 형제 레이먼드와 레이. 성인이 된 후부터 거의 아버지를 본 적 없던 그들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돌아 가셨다는 부고 소식이 들려온다. 아버지를 잃었다는 슬픔보다는 그가 자신들에게 지은 죄 때문에 오히려 분노가 앞서는 레이먼드와 레이는 탐탁치는 않지만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변호사로부터 아버지가 남긴 황당한 유언을 듣게 되고, 아버지의 무덤을 ...
아시아영화의 창
레일라의 형제들마흔 나이의 여자 레일라는 부모와 네 명의 형제를 돌보느라 여념이 없다. 집안의 남자들은 각자 먹고 사느라 열심이지만 그 누구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형편이 좋지 못한 데도 아버지는 가문의 수장이 되는 꿈을 버리지 못한다. 일정한 재산을 갖다 바쳐야 수장이 될 수 있기에 아버지는 가족 몰래 감춰둔 금을 팔려고 한다. 레일라는 가족 모두가 먹고 살 수 있는 가게를 운영하는 꿈을 꾸지만 아들들의 생각은 다르...
와이드 앵글
레트로그레이드현존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중 가장 뛰어나며 흥미로운 사람 중 하나라고 평가 받고 있는 매튜 하이네만 감독의 최신작 <레트로그레이드>는 올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마지막으로 철수한 미군 부대 사람들과 그들과 함께 작전을 수행했던 아프가니스탄 군인들, 그리고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아프가니스탄 민간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갑작스러운 철군에 그동안 동고동락을 함께 했던 아프가니스탄 군인 동료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미...
아시아영화의 창
룩앳미 터치미 키스미쿠알라룸푸르, 자카르타, 그리고 서울. 세 국가, 세 도시에서 세 쌍의 남녀 이야기가 그려진다. 묘하게 얽혀버린 대부업체 상담사와 카트장 주인, 각자 사연을 지닌 펍 사장과 여인, 키스 한 번 못해본 ‘모쏠’ 포크레인 기사와 키스방 매니저. 지리적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처한 상황은 묘하게 닮아 있다. 세 국가의 개성 넘치는 감독들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로 마치 하나의 잘 어우러진 코스 ...
월드 시네마
룰 34시몬은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돕는 국선변호인으로 일하기 위해 직업 훈련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밤이 되면 그녀는 온라인 포르노 스타로 변신해 학비를 조달하고, 이제는 위험천만한 BDSM의 세계로 발을 들이려 한다.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룰 34>는 결코 무난하고 점잖은 영화를 찾는 사람을 위한 작품이 아니다. 실수로 포르노 사이트를 방문한 것일까 의심되는 파격적인 도입부를 지나, 불편하고 불쾌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