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배니싱시신 복원 분야에서 혁명적인 기술을 개발한 법의학자 앨리스는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경찰로부터 강에서 발견된 사체 부검을 의뢰 받는다. 부검 결과를 통해 사건이 장기밀매 조직과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담당 형사 진호는 곧바로 수사에 나선다. <배니싱>은 프랑스 드니 데르쿠르 감독이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한 로맨스 스릴러로, 원작인 피터 메이의 베스트셀러 「The Killing ...
월드 시네마
배드 럭 뱅잉루마니아 영화를 대표하는 라두 주데 감독은 화려한 필모그래피에 올해 베를린 황금곰상 수상작 <배드 럭 뱅잉>을 추가하게 되었다. 도발적이고 냉소적인 제목답게 그의 최신작에서 교사 에미는 남편과의 합의 하에 찍은 섹스 비디오가 포르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한다. 비디오가 학생들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어느새 동료 교사들과 학부형들까지 알게 되고, 에미는 심판대에 서게 된다. 삼부작으로 구성된 영화를...
아시아영화의 창
배회시대1996년. 베트남 시골에서 자란 반투는 더 나은 삶을 찾아 대만 남자와 결혼한다. 외진 시골에서 공사장 노역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남편과 어딘지 모르게 신뢰를 보이지 않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반투는 일을 해서 돈도 벌고 베트남에 있는 가족까지 돕고 싶어한다. 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는 그를 집 안에만 가둬두려고 한다. 태풍과 지진으로 집은 계속 엉망이 되고 남편은 일자리를 잃는다. 결국 심해지던 가정폭력에...
특별기획 프로그램
백일염화<방직성 경찰>(2003), <야간열차>(2007)에 이어 <백일염화>까지. 디아오이난은 범죄 스릴러의 외피 속에서 삶의 모순 앞에 내동댕이쳐진 가련한 인물들의 초상을 그려왔다. 그의 영화를 두고 ′사회성이 짙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가 주목하는 모순과 초상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 실체를 환기하는 방식에 있을 것이다. <백일염화>는 5년 전 벌어진 끔찍한 토막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사건을 수사한 전직...
한국영화의 오늘
벗어날 탈 脫不一不二. 너와 내가 하나가 아니지만 둘도 아니라는, 너와 내가 같지 않지만 다르지도 않다는 불가의 철학이다. 이는 동시에 <벗어날 탈 脫>이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병을 얻었지만 정신적 수련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는 남자의 일화가 먼저 등장한다. 뒤이어 미술 작가이면서 지금 신작을 준비하는 여자의 일화가 등장한다. 둘은 같은 장소, 다른 시간대에 있으며 서로를 교차한다. <벗어날 탈 脫>의 스토리를 길게 ...
오픈 시네마
베네데타<원초적 본능>(1992), <쇼 걸>(1995), <스타쉽 트루퍼스>(1997), <블랙 북>(2006), <엘르>(2016) 등을 연출한 폴 버호벤이 17세기에 실존했던 수녀 베네데타 카를리니를 바탕으로 쓴 원작 「수녀원 스캔들 ? 이탈리아 한 레즈비언 수녀의 삶」(1987)을 영화화한다면? 그것도 베네데타란 인물이 철저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권력을 쟁취한 여성이라면? 우린 그저 통쾌하고 멋진 작품을 기...
아이콘
베르히만 아일랜드어떤 여름. 전설적인 잉마르 베르히만 감독이 거주하면서 수많은 걸작을 만들었던 스웨덴의 작은 섬 파뢰에 한 미국인 커플이 도착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감독인 크리스(비키 크리엡스)와 토니(팀 로스)는 여름휴가 동안 이 평화로운 섬에서 각자 새 시나리오를 집필할 계획이다. 잉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팬들에 따르면 <결혼의 풍경>(1973)의 영향으로 실제 많은 부부가 이혼을 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촬영지인 파뢰...
아시아영화의 창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동일본 대지진이 벌어진 뒤 9년이 흐른 미야기현. 손발이 묶인 채 굶어 죽은 사람의 시체가 발견된다. 희생자는 보건복지 담당 공무원과 지방의회 의원. 그들은 주위 평판이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특별한 원한도 없어 보인다. 세이치로 형사는 연쇄살인을 의심하며 범인을 찾아 나서는데 방화와 폭력으로 감옥에 있다 나온 토네라는 젊은이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토네는 살인자가 맞는 것일까? 살인은 왜 일어난 것일까? 미...
뉴 커런츠
복사기대학 신입생 수르는 연극동아리에서 웹디자인을 맡고 있다. 준비한 초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파티에 초대된다. 신나는 음악과 즐거운 분위기에 취하지만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중요한 장학금 심사면접에 늦을 정도로 늦잠을 자버린다. 그녀는 단지 술에 취해 기억을 잃은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의도한 함정에 빠진 것일까? 단 한 번의 사건으로 그녀의 인생은 엉망이 된다. 이제부터 그녀는 그녀 스스로와 더불어 주변 ...
월드 시네마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스탈린 공포정치 시대. 동료들의 존경과 상사들의 신망을 얻고 있던 볼코노고프 대위는 하루 아침에 변절자로 낙인 찍힌다. 점점 조여오는 추적망을 피해 달아나지만 과연 그는 업보를 피할 수 있을까? 부부 감독 나타샤 메르쿨로바와 알렉세이 추포브의 전작 <모두를 놀라게 한 남자>(2018)의 제목처럼, 주인공 볼코노고프를 연기하는 배우 유리 보리소프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최근 주요 영화제를 휩쓰는 기세를 실감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