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프로그램
살람 봄베이!서커스단에 혼자 남겨진 소년 크리슈나는 대도시 봄베이로 와서 거리의 부랑아 무리들과 함께 지낸다. 인도의 대표적 관광 도시인 봄베이의 이면에는 거리의 아이들, 사창가의 여성들, 마약 밀매업자들이 미래 없는 일상을 운영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빈곤한 현실이 자리한다. 크리슈나의 시선에서 도시의 이면을 들춰내는 <살람 봄베이!>는 거리 위의 척박한 현실을 그려내지만, 동시에 크리슈나와 슬럼가의 친구들이 함께 만...
와이드 앵글
살바도르 달리그림 그리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개구쟁이 오로즈벡은 눈 덮인 산속 깊은 외딴 마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산다. 먼 길을 걸어 학교에 가야 하는데, 어느 날 물이 불어 개천을 건널 수 없다. (박성호)
특별기획 프로그램
살인자 말리나의 4막극모래바람 날리는 사막에 칼을 찬 여자가 말을 탄다. 여자가 벤 남자의 머리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다. 몰리 수리아 감독은 아름다운 인도네시아 숨바섬의 풍광을 배경으로 가장 남성적인 장르를 비틀어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강인한 여성의 서부극 서사를 완성한다. 홀로 사는 말리나는 성폭행의 위협에 시달리고, 경찰과 공권력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방관하는 동안 그녀는 외로운 카우보이처럼 홀로 복수에 나선다. 사막의 ...
한국영화의 오늘
새해전야숫자 하나 달라졌을 뿐인데 세상이 달라진 것 같은 기분, ′새해′라는 한 마디에는 설렘이 깃들어 있다. <새해전야>는 새해를 앞둔 네 커플의 사연을 그린다. 이혼 4년 차 싱글남 형사 지호(김강우)와 이혼 소송 중인 재활 트레이너 효영(유인나),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후 아르헨티나로 떠난 진아(이연희)와 그곳에서 와인 배달원으로 일하는 재헌(유연석), 여행사 대표 용찬(이동휘)과 결혼을 앞둔 중국인 ...
아시아영화의 창
샨카의 요정 이야기1962년 인도 북부 루크나우. 고위 경찰 간부의 가족이 사는 상류층 집안에서 샨카는 없어서는 안 될 능력 있는 집사이다. 카톨릭계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안자나와 아들 바이야에게 샨카는 보모이자 요리사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최고의 친구이다. 어느 날, 샨카에게 딸이 아프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샨카는 주인 부부에게 휴가를 요청한다. <샨카의 요정 이야기>는 안자나의 시선으로, 누구보다 가족 같지만 결코...
와이드 앵글
섬이없는지도<섬이없는지도>는 자유롭고도 올곧은 사랑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제주도의 자연과 접촉해 살아가는 사람들, 서늘한 역사를 간직한 채 각종 개발 사업과 국책 사업으로 황폐해져 가는 제주도의 땅을 지키려는 간절한 마음을 간직한 사람들,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필사적으로 사회 운동을 해나가는 사람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이들은 국적도, 성장 배경도, 직업도 다르며 때때로 토박이, 이방인, 환경 운동가 등으...
와이드 앵글
성덕TV 예능프로그램에 아이돌 가수의 ′덕후′로 출연한 십대 소녀는 자신을 ′성덕′(성공한 덕후)이라 자처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그의 스타가 출연했기 때문이다. 몇 년 뒤 그의 스타는 성관계 장면 불법 촬영 및 유포, 집단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었다. 졸지에 범죄자-스타의 팬이 된 성덕은 분노인지 슬픔인지, 여하튼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 범죄자가 된 스타의 팬들을 만나보기로 한다. <성덕>은 오세연 감독 자신의 흑역...
월드 시네마
세상의 어머니는 행복해야 마땅하다노라는 동트기 전에 일터로 향한다. 온화한 미소, 타인에 대한 배려와 성실한 태도를 지닌 그녀에게 웬일인지 삶은 녹록하지 않다. 아들과 딸, 손자, 손녀가 짐처럼 노라에게 얹혀산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겠냐만, 그녀에겐 감옥에 갇힌 또 다른 아들이 있다. 변호사는 진척 없이 청구서만 계속 내밀 뿐이다. 선진국의 그늘인 하층민의 계급 문제와 희망 없는 미래를 보여주지만, 영화는 지는 해를 보며...
뉴 커런츠
세이레삼칠일 또는 세이레. 아기가 태어난 뒤로 부정 타는 것을 막기 위해 행동을 조심하거나 집안에 타인들의 출입을 금하는 21일 동안의 기간. <세이레>는 한국의 이 민속 신앙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다. 막 아빠가 된 우진(서현우)은 동시에 오래 사귀다 헤어졌던 연인 세영(류아벨)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아내 몰래 세영의 장례식에 간 우진은 그녀의 쌍둥이 동생 예영(류아벨)과 만나게 된다. 그 후로 우...
월드 시네마
소녀와 거미취르허 형제는 전작에서 벗어나기보다 변주하는 쪽을 택했다. 사람들은 좁은 실내를 오가고, 소리는 곁을 맴돌고, 아이와 고양이와 개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한두 가지의 멜로디가 반복해서 삽입된다. 그리고 사물은 무심한 흔적을 남긴다. 정서의 흐름과 그곳에서 발생하는 감각으로 이루어진 영화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족에서 멜로로의 변화다. 어긋난 감정의 교류가 인물을 묶는다. 각자의 기억은 어떤 파장도 일으키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