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알카라스의 여름<프리다의 그해 여름>(2018)으로 베를린영화제의 장편데뷔상을 받았던 카를라 시몬에게 올해 황금곰상의 영예를 안겨준 작품이다. 3대가 함께 운영해온 복숭아 농장에 지주의 통보가 도착한다. 대가족은 여름을 끝으로 삶의 터전에서 떠나야 한다. 경제적 토대의 몰락과 미래의 불안은 평화롭던 카탈루냐의 알카라스 지역에 바람을 몰고 온다. 가족의 관계에 서서히 균열이 일어나고, 농업이 기반인 지역공동체는 위기를 맞는다...
특별기획 프로그램
암화마카오 카지노 사업의 주도권을 두고 두 지하조직이 맞붙었다. 양조위는 갱단과 내통하며 뒤를 봐주는 타락한 경찰 샘으로 분한다. 의심과 음모, 거래와 암약이 판치는 가운데 그는 냉담한 암살자의 얼굴을 해 보인다. 두기봉의 밀키웨이 이미지가 제작한 <암화>는 그간 덜 주목받았지만, 홍콩 느와르물의 감각을 입은 하드보일드 범죄 스릴러로 손색없는 작품이다. 잔혹하고 거친 이미지의 연쇄, 쇼트와 쇼트의 분절과 충돌이 ...
아시아영화의 창
애정신화<애정신화>는 상하이를 배경으로 돌싱이 된 중년의 세 여성과 한 남성이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코미디이다. 중산층 미술 선생인 백선생은 광고 연출자인 샤오리에게 관심이 있지만, 이혼 후 노년의 어머니와 어린 딸과 함께 사는 샤오리는 여러 이유로 백선생에게 거리를 두려 한다. 백선생은 자신의 그림 전시를 기획하고 샤오리와 가까워지려 애쓰지만 그의 전부인 베이베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글로리아까지 세 여성...
월드 시네마
애프터썬평범한 10대 소녀인 소피는 그동안 자신에게 소홀했던 아버지와 단둘이 튀르키예로 여행을 떠난다. 아버지와 처음으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기는 동안, 소피는 어떻게든 자신을 즐겁게 해주려는 아버지의 새로운 이면을 보게 되는데… 성인이 된 소피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애프터썬>은 스코틀랜드 출신 샬롯 웰스의 데뷔작으로,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와 실제로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데뷔작이라 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
한국영화의 오늘
앵커정지연 감독의 첫 장편영화 <앵커>는 정교한 심리스릴러이자 우리 시대의 초상을 포착한 서늘한 사회드라마다.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는 생방송 직전 자신과 딸이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한 여성의 제보전화를 받는다. 장난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세라는 특종을 건지기 위해 직접 사건현장을 찾는다. 세라의 행동 뒤엔 언제나 그를 억압하고 성공을 종용하는 엄마 소정(이혜영)의...
플래시 포워드
야자수와 전선17세 레아는 학교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 매일 친구들과 술이나 마시며 겉도는 자신의 인생에 지루함을 느끼던 어느 날, 친구들의 강요로 본의 아니게 무전취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식당 주인에게 붙잡혀 곤욕을 치르던 찰나, 어디선가 나타난 의문의 남자 톰의 도움을 받게 된다. 레아는 자신의 나이에 두배 가까운 30대 중반의 톰에게 이제까지 느낄 수 없었던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고 이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
온 스크린
약한영웅 Class 1<약한영웅 Class 1>은 진짜 강함이 무엇인지 되묻는 액션 성장 드라마다. 연시은(박지훈)은 공부 외엔 관심이 없지만 걸어온 싸움을 피하지도 않는다. 타고난 두뇌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주변 도구를 활용하여 자신을 보호하던 시은이지만 혼자이기에 결국 위기가 닥치고, 그 순간 또 다른 아웃사이더 안수호(최현욱)와 전학생 오범석(홍경)의 도움을 받는다. 그렇게 정글 같은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따로 또 같이 ...
아이콘
어느 멋진 아침산드라의 일상은 퇴행성 질환을 앓는 아버지, 8살 먹은 딸, 재회하면서 연인관계로 발전한 클레망 사이에 놓여 있다. 통역사로서, 가족의 일원으로서 잰걸음으로 사는 그에게 세 사람보다 깊은 관계는 없다. <어느 멋진 아침>은 산드라가 아버지, 연인, 그리고 딸과 나누는 은밀한 교감의 순간을 각기 보여준다. 느슨하게 연결된 공간과 달리, 그가 그들과 나누는 시간은 엄격히 구분되어 있다. 산드라가 그 자신으로 온전...
오픈 시네마
어느 짧은 연애의 기록싱글맘인 여자와 한 유부남은 우연히 만나 연인이 된다. 질투나 미래에 대한 약속 없는 가벼운 만남. 이것이 이들 사이의 암묵적 계약이다. 시간과 계절의 흐름에 따라 깊어지는 연인의 사랑은 쥴리엣 그레코의 샹송 <라 자바네즈>의 선율과 어우러져 파리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만남이 거듭될수록 그들의 감정은 이 암묵적인 계약에 의문을 제기한다. 에릭 로메르의 계보를 잇는 프랑스 감독 엠마누엘 무레는 <어느 짧...
와이드 앵글
어떤 장례식아버지의 장례식에 모인 가족은 시신이 뒤바뀌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친척과 지인들 앞에서 체통을 지키기 위해 눈물을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