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프로그램
우리 집기요하라 유이가 20대 전반에 걸쳐 만든, 2017 피아영화제 수상작. 가벼운 비약으로 가득 찬 발상의 힘과 치밀한 공간 묘사로 새로운 재능이 출현했다는 사실을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바닷가 마을에 있는 낡은 ‘집’을 무대로 두 여성의 이야기가 평행하게 그려진다. 한쪽에는 아버지가 실종된 뒤 어머니와 둘이 살아가는 열네 살의 셰리. 또 다른 한쪽엔 페리 위에서 기억을 잃어버린 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관계...
아시아영화의 창
우리 최고의 순간날씨와 교통정보를 전하는 라디오 진행자 이티안은 대도시에서 홀로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이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인 인생을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자주 말썽을 일으키는 아들, 이혼한 전남편과의 관계, 현재의 연인, 알코올 문제가 있는 아버지, 음식 배달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촌과의 관계 속에서 인생의 달콤 쌉쌀한 슬픔이 드러난다. 이티안과 주변인들이 처해있는 위기는 사랑하는 존재의 상실, 또는 어찌할 수 없는 삶...
와이드 앵글
우리가 지켜보는 동안오랫동안 황금시간대 TV 뉴스를 진행해온 인도 저널리스트 라비쉬 쿠마르에게 지금 같은 위기는 없었다. 모디 총리의 반대파 자리에서 급증하는 국가주의를 경계하며 언론의 독립성과 자유를 지켜온 그는 극우파 가짜 뉴스와 싸우면서 검열의 위협, 재정압박, 직원이탈, 살해협박, 급기야는 방송 송출중단 사태까지 맞는다. 2016년 정치 스릴러 <혁명에의 제안>으로 인도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비나이 슈클라 감독이 유사한...
와이드 앵글
우울의 그림자시골에서 함께 자란 두 친구는 도시에 와서 버겁게 적응해 나간다. 속마음을 숨겨왔던 한 친구의 삶에는 해결할 수 없는 숙제가 남는다.
월드 시네마
우타마, 우리집볼리비아 안데스산맥의 고산지대에서 라마를 키우며 평생 살아온 노부부를 도시의 손자가 찾아온다. 극심한 가뭄으로 주민들은 하나둘씩 마을을 떠나지만, 노부부는 삶의 터전을 지키고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고수한 채 비가 땅을 축복해 주기를 기다린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메마른 땅, 서로 맞잡은 주름진 손, 침통한 표정이 가득한 얼굴, 발작하는 기침과 거친 숨소리가 화면과 오디오를 가득 채운다. 기후 변화를 말하는 ...
한국영화의 오늘
울산의 별<울산의 별>은 삶이 고요하게 무너져 가는 풍경을 담담하게 잡아내는 영화다. 남편의 사고사 이후 조선소에서 일하며 집안을 꾸려가던 윤화는 해고 통보를 받는다. 설상가상 친척들이 갑자기 찾아와 문중 땅을 빼앗으려는 가운데 아들은 비트코인으로 거액을 날리고 딸은 학업을 포기한 채 서울로의 탈출을 꿈꾼다. 영화는 인물을 둘러싼 불행과 갈등을 단번에 해결하거나 깔끔하게 지워버리는 대신 불편한 상황을 가능한 한 오래 ...
와이드 앵글
유니버스<유니버스>의 감독 원태웅은 오래도록 드나든 천호동의 코오롱상가가 재개발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1980년대에 개점해 3년 만에 사라진 유니버스 백화점을 떠올린다. 백화점 앞에는 우주선 모양의 놀이 기구가 있었는데, 감독은 놀이 기구의 생김새가 기억나지 않는다. 최면요법을 시도해 유년 시절의 아스라한 기억을 더듬어 보기도 하고 유니버스백화점에 관한 추억을 간직한 이들과 인터뷰도 해보지만, 저마다 기억하는...
와이드 앵글
유령의 해한국 전쟁이 발발한 1950년대부터 1979년 10월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 철폐를 외쳤던 부마 항쟁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살아온 인물들의 생을 과거와 현재가 혼재되는 방식으로 서술한 조갑상의 소설 『밤의 눈』을 영화로 가져온 오민욱의 <유령의 해>는 소설과 묘하게 공명한다. 소설을 낭독한 내레이션이 간간이 들려오고, 영화에 출연을 제의받은 배우는 소설 속의 인물이 걸었던 수정동과 남포동, 부산역과 ...
특별기획 프로그램
유코의 평형추<유코의 평형추>는 최근 일본에서 만들어진 가장 도전적인 독립영화 중 하나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여성 다큐멘터리 감독 유코가 고등학생 자살 사건을 조사하며 시작된다. 그녀는 자살한 학생이 교사와 연애 관계였다는 걸 알게 되지만, 학교는 그 사실을 감추려 한다. 유코는 이런 주제를 달가워 하지 않는 TV 방송국과도 마찰을 일으킨다. 그러던 어느 날, 입시 학원을 운영 하는 아버지가 연루된 스캔...
특별기획 프로그램
은빛 수면, 시리아의 자화상스마트폰은21세기 민중들이 획득한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을까. 누구나 제 손에 든 카메라로 지상의 가장 낮은 곳을 찍어서 세계로 타전할 수 있는 시대. <은빛 수면, 시리아의 자화상>은 그런 민중의 힘으로 만들어진, 21세기에야 가능해진 다큐멘터리다. 2011년 파리로 망명한 시리아 감독 오사마 모하메드는 쿠르드족 여성 활동가 위암 시마브 베르디산과 페이스북 대화를 시작한다. “당신 이 카메라를 들고 시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