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클로즈트랜스젠더 댄서의 초상인 <걸>(2018) 이후, 루카스 돈트 감독은 청소년기와 성적 정체성의 복잡함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온 가족이 함께 사는 목가적인 시골의 한 마을. 13세 소년 레오와 래미는 무엇으로도 깰 수 없어 보이는 친밀한 우정을 나누며 지낸다. 하지만 학교의 또래 아이들이 던지는 냉담한 시선과 조롱은 그들 사이를 점점 갈라놓고 결국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진다. 동화에나 나올법한 <클로즈>의 ...
월드 시네마
클론다이크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군인들의 우발적 ‘실수’로 여객기가 추락하고, 정치적 견해가 상이한 남편과 남동생은 끊임없이 다투고, 한때는 친구였던 이웃 주민들과의 갈등이 증폭되지만, 꿋꿋하게 고향을 지키는 만삭의 임신부 이르카의 배는 점점 불러온다. 연이은 ‘실수’로 폭파되어 무너져버린 거실 벽너머로 보이는 광활한 풍경은 아름답지만 황량하고,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이르카의 두려움과 혼란은 커져간...
월드 시네마
키아라<미스 마르크스>(2020)의 수산나 니키아렐리 감독은 유머와 생동감이 넘치는 시대극을 선보인다. 우리는 이탈리아 성인 중 가장 온화하고 겸손했던 성 프란체스코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여성 공동체를 설립하기 위해 그의 사상을 따랐던 소녀 키아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모든 수녀가 수도원에 갇혀 살던 중세 시대에 키아라는 바깥세상을 알고자 하는 바람으로 동료들과 ‘여자는 수녀원에서 지내야 한다’는 종교적 규율...
오픈 시네마
킹덤 2: 아득한 대지로<킹덤>은 2006년부터 연재 중인 하라 야스히사의 만화가 원작이며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끈 뒤 극영화로도 성공을 거뒀다. <킹덤>(2019)에 이어 나온 <킹덤2> 역시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1편은 후일 진시황이 되는 영정이 대장군을 꿈꾸는 신을 만나 반란을 제압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2편에선 신이 진나라군의 일원이 되어 위나라의 대군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신(야마자키 켄...
온 스크린
킹덤 엑소더스90년대 중후반 제작된 <킹덤>의 최종편이 완성되기까지 25년이 흘렀다. <킹덤 엑소더스>는 전편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관람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라스 폰 트리에가 그리는 공포와 미스터리의 세계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최종편의 5부작 중 1 부와 2부가 상영될 예정이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코펜하겐 최고의 병원은 항상 기묘한 곳이었지만, 반갑지 않은 ...
와이드 앵글
타인의 삶유명 작가에게 소재 인터뷰 요청을 받은 평범한 회사원 규호는 작가의 난처하고 불쾌한 질문 앞에 깊은 고민에 빠진다. 규호는 오랜 친구가 가장 증오하는 대상으로 자신을 지목한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인간관계의 불가해한 심연으로 우리를 끌고 가는, 숨 조이는 대화의 영화.
특별기획 프로그램
타카라, 내가 수영을 한 밤이가라시 고헤이와 다미앵 마니벨이 2014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일을 계기로 제작된 공동 감독 작품.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시를 무대로 어느 소년의 하루 모험담이 그려진다. 아버지가 동도 트기 전 일어나 어시장으로 나가자, 그 소리에 눈을 뜬 여섯 살 소년은 다시 잠들지 못하고 이불 안에서 한 장의 그림을 그린다. 이윽고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소년은 평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아버지에게 ...
아이콘
탑감독 병수(권해효)는 딸 정수(박미소)와 함께 인테리어 디자이너 해옥(이혜영)의 건물을 방문한다. 병수와 정수는 비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며 해옥의 소개로 공간 내부를 구경한다. 병수가 영화사 대표의 전화를 받고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해옥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꿈꾸는 정수와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와인을 마시며 병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병수는 언제 돌아올까. <탑>은 마치 주술에 걸린 듯 내내 ...
아시아영화의 창
토라의 남편팬데믹으로 오랜 폐쇄(lockdown)를 견뎌낸 도시는 여전히 구급차와 통곡으로 소란하고, 생활고와 불안으로 사람들의 일상은 위태롭다. 식당과 베이커리를 경영하며 토목사업을 하는 잔은 인력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종업원들은 매일 말썽을 일으킨다. 그는 어려운 와중에도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자선을 베푸는 선량한 사장님이며, 책임감 있는 아들, 자상한 아버지, 막역한 친구이자 강아지에게도 충실한 ...
와이드 앵글
파괴한 예술가의 작업실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소년이 발견된다.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은 예술가의 말에 의심을 품고 현실은 점차 왜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