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의 창
할리우드 홍콩홍콩은 현대와 과거, 서양과 동양이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이다. 홍콩의 이 양면적 얼굴은 늘 프룻 챈에게 있어 기발한 영감을 불러 일으킨다. <할리우드 홍콩> 역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의 홍콩의 이면을 엉뚱한 시각으로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할리우드′는 홍콩의 어느 판자촌 근처에 서있는 빌딩 이름이며, 동시에 가난한 홍콩인들이 선망하는 미국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판자촌의 현실은 그곳...
와이드 앵글
할머니의 은비녀1948년 중국 공산화에 따른 변화는 곧잘 이야기되지만 이데올로기적 시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국민당 정부군으로 타이완에 들어와 원치 않은 정착을 해야 했던 이들의 삶은 더욱 이야기할 여지가 없다. 샤오 추첸 감독은 이데올로기적 전쟁이 이러한 경험에 자의든 타의든 참여하였던 사람들 개개인의 삶에 어떠한 굴곡과 상처를 남겼는가를 탐구한다. 중국 내전의 막바지, 대학을 가기 위해 고향을 떠났던 샤오 추...
새로운 물결
해선영화 속 등장인물인 부패한 경찰 덩에 따르면 해산물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며, 성욕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음식물이 그러하듯이 해산물이 상하면 인간에게 해를 끼친다. 해산물을 인간의 정신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평범한 진리를 주웬의 <해선>은 끈기 있는 심리 드라마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북경에 사는 21살의 매춘부 샤오메이는 자살할 목적으로 한적한 휴양지 베이더허를 찾는다. 하지만 부...
아시아 영화의 창
해충시오타 아키히코의 <달빛의 속삭임>은 고교생 남녀의 사조-매저키즘적인 관계를 다룬 작품으로 1999년 일본에서 가장 돋보이는 데뷔작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선택한 것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녀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여자 중학생 사치코.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호스테스다. 게다가 그녀에겐 초등학교 6학년 때 있었던 오가타 선생과의 염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우리 주위의 누구라도 될 수 있을 그...
아시아 영화의 창
행복한 날들중국영화를 대표하는 장 이모우 감독은 1990년대 중반부터 혼돈의 중국 사회에서 희망은 어디 있는가라는 화두에 매달려 왔다. 그의 인텔리겐치아적 태도는 때로 순진한 계몽주의의 경계를 슬쩍 밟기도 하지만, 잘 짜여진 이야기에 힘입어 묵직한 호소력을 발휘해 왔다. <행복한 날들>에서 장 이모우가 탐구하는 건 무능한 소시민의 삶이다. 정년 퇴직한 라오 짜오는 뚱뚱한 여인에 홀딱 빠져 청혼한다. 그러나 라오 짜오가 ...
아시아 영화의 창
호타루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한국에서도 개봉된 <철도원>의 감독과 배우가 다시 돌아왔다. 전작에서 일본 장년층의 심리를 대중적인 화술로 사로잡았던 후루하타 야스오가 이번에 그려 낸 것은 지난 세기 일본인들의 인생을 좌우했던 태평양전쟁의 상처다. 야마오카와 아내 토미코는 일본의 작은 어촌에 사는 행복한 노부부다. 하지만 1989년 쇼와 천황의 죽음과 이어지는 전우 후지에다의 자살은 두 사람에게 과거를 회고하게 만든...
와이드 앵글
혹 히압 렁<혹 히압 렁>은 지난 55년간 많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준 아르메니안 거리에 위치한 ‘혹 히압 렁’ 커피 하우스에 바치는 오마쥬이자 한 편의 경쾌한 뮤지컬이다. 2001년 3월 31일, 도시 재개발로 인해 이 역사의 기념비적 장소는 철거되었다.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늘 함께한 이 가게에 대한 추억과 애정을 그려 낸다. ‘혹 히압 렁’은 사라졌지만 그 곳의 커피향과 그 장소를 둘러싼 정겨운 풍경은 ...
와이드 앵글
휠체어몸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공원을 산책할 수 있도록 아버지는 휠체어를 살 결심을 한다. 하지만 가난한 샐러리맨인 아버지는 비싼 휠체어를 쉽게 마련하지 못해 형제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다니게 된다. 이제는 청년이 된 소년의 어린 시절 기억과 함께, 흔하지만 따뜻한 가족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아 냈다.
월드 시네마
휴먼 네이처패트리샤 아퀘트, 팀 로빈스, 라이스 이판, 미란다 오뜨 등 화려한 출연진의 코미디 <휴먼 네이처>는 강박증이 심한 과학자와 여성 자연주의자가 야생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 남자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대 소동을 그린다. 과학자인 네이단은 야생의 사나이 퍼프를 테이블 매너를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속세의 방식으로 훈련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연인인 라일러는 유인원으로서의 퍼프의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
개막작
흑수선제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한 치의 오차 없이 견고한 드라마를 구축한 배창호 감독의 영화 <흑수선>으로 시작한다. 한강에서 한 노인의 시신이 떠오른다. 이 사건을 담당한 오형사는 수사 과정에서 두 장의 사진을 발견한다. 그 사진의 장소인 거제도의 초등학교를 찾은 오형사는 거기서 손지혜라는 여자의 일기장을 얻게 되고, 그 속에서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를 둘러싸고 일어난 엄청난 사건의 비밀을 알게 된다. 지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