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프로그램
가버나움폭력범으로 복역 중인 레바논의 한 소년이 부모를 고소했다. 고소 사유는 ′나를 태어나게 했다′는 것. 부모조차 생년월일을 모르는 소년 자인에게는 동생들이 아주 많다. 아끼는 여동생 사히르가 초경을 하자마자 집주인에게 집세 대신 아내로 팔려가는 것을 참지 못해 자인은 집을 나왔고, 에티오피아 출신 미혼모 라힐을 만난다. 라힐은 불법체류자로, 한 살배기 아들 요나스를 몰래 키우고 있었는데, 어느 날 라힐이 돌아오...
월드 시네마
가택연금"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있다. 대학교수 다비트는 시장의 부정부패를 풍자하는 캐리커쳐를 그렸다가 도리어 횡령으로 고발당해 가택연금에 처하게 된다. 우리 엄마와 우리 고향 사람들이 모두 자랑스러워하는, 6개 국어를 구사하는 지성인으로, 떳떳함과 결백함을 주장하며 골리앗에 무릎 꿇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다비트는 싸움이 길어지면서 점점 망가지는 아파트처럼 건강이 피폐해지고 가족들까지 위협에 노출된다. 극이 ...
뉴 커런츠
감독은 부재중커트를 나누지 않고 완성한 장편영화하면 우선 <1917>(2019)이 떠오른다. 전쟁의 현장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1917>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테이크로 이어진다. 실제 촬영은 나눠서 찍더라도 완성된 영화에는 이음새가 노출되지 않는 방식이다. <감독은 부재중>도 하나의 롱 테이크로 이어진 영화다. 전쟁영화가 아니지만, 이 같은 방식을 통해 현장의 생동감을 살리고 관객의 몰입도를 증가시킨다. 특히 과거와 ...
아시아영화의 창
강변의 무코리타작은 어촌 마을에 다케시라는 이름의 청년이 도착한다. 오징어 통조림을 만드는 공장에 취직하고 공장 사장의 소개로 낡고 오래된 공동주택에 입주도 한다. 다케시의 무료한 일상은 이웃 남자 고조의 방문으로 흔들린다. 목욕을 하겠다며 다짜고짜 다케시의 집으로 쳐들어온다. 다케시는 마지못해 고조의 이웃으로 사는 법을 익히지만, 이번엔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이 그의 일상을 뒤흔든다. <카모메 식당>(2006)...
뉴 커런츠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엄마 수경(양말복)과 딸 이정(임지호)은 단둘이 살고 있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 수경은 지나칠 정도로 다혈질인 데 반해 이정은 너무 느리고 소극적이다. 어느 날 다툼이 있고 난 뒤 수경의 차가 이정을 향해 돌진하는 일이 벌어지자, 이정은 엄마가 고의로 자신을 치려했다 생각하고, 이 일은 법정까지 간다. 모녀 사이의 갈등 자체가 희귀한 소재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기나긴 감정적 혈투를 이어가면서도 동시에 예민한...
와이드 앵글
개미무덤아홉 살 도진은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어느 날 개미무덤을 만들러 뒤뜰에 갔다가 살인현장을 목격하고, 흉기로 쓰인 피 묻은 벽돌을 집으로 가져온다. 아이의 눈으로 본 학교 폭력, 왕따, 살인 등의 이야기가 예측불허의 미스터리극으로 옮겨진다. (강소원)
월드 시네마
거대한 자유감옥에서도 사랑과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거대한 자유>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는 당시 독일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야 했던 한스라는 남자의 1945년부터 1969년까지의 여정을 추적한다. 동성애자 박해라는 주제를 다룬 정치영화이면서 주인공 한스와 그가 수감 중에 만난 종신수 빅토르의 러브스토리이기도 하다. 엄밀하면서도 뛰어난 기교의 강렬한 오프닝 신과 게이 클럽의 백 룸을 탐험하는 ...
와이드 앵글
거북이가 죽었다고졸 출신의 계약직 인정은 유능한 디자이너라는 주변의 평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학벌에 대한 지나친 자격지심으로 자꾸만 일을 그르친다. 어느 운수 나쁜 날, 원인 모를 불쾌한 냄새까지 내내 그녀를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명료한 결말에 이르는 메타포의 영화. (강소원)
월드 시네마
견습공의 일주일이번 영화제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다면 단연 이 작품이다. 스페인에서 구직 중인 모로코의 이민자 청년 모하메드. 하필이면 고른 일자리가 성질 급한 배관공 발레로의 출장 주택 수선사무소라니. 차분하고 과묵한 모하메드와 외국인이 못마땅한 발레로 사이에 긴장감이 감돈다. 모하메드는 견습공으로 딱 일주일만 참으면 어엿한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다짐하지만 일주일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관...
아시아영화의 창
견왕‘노’는 오래된 일본의 악극이다. <견왕>은 14세기 실존했던 노의 대가를 다룬 영화다. 실존 인물과 가상의 역사가 섞이고, 일본의 전통 악극 노와 현대의 음악이 어우러진다. 비파 연주로 노의 음악을 듣는데 퀸의 노래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시도를 애니메이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카이 마코토, 호소다 마모루 등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인 유아사 마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