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디거그리스 북쪽의 외딴 숲속에 사는 니키타스에게 20년 동안 떨어져 지낸 아들이 찾아온다. 숲의 수호자로서,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에 힘겹게 맞서온 그는 자기 지분의 재산을 요구하는 아들과 또 다른 싸움을 벌여야 한다. 환경 보호의 풍성한 메시지 아래로 <디거>는 사실 ‘무엇을 남기느냐’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에게 똑같은 유산 - 땅을 남긴다. 여기서 땅은 투자와 돈이 아닌 생명과 풍요로움을 ...
월드 시네마
또 하나의 전쟁신병훈련을 마친 레오는 반(反)테러 감시 활동 ‘오퍼레이션 센티널’ 부대에 배정된다. 온종일 거리를 순찰하며 잠재적인 위협을 감시하는 데에 지칠 즈음,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경계선을 확보하라는 미션이 떨어진다. 몇 주간 누적됐던 레오의 중압감과 욕구불만이 동요된 군중의 무리 안에서 막 폭발하려 한다. 프랑스 정부가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무장한 군인들이 거리에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
월드 시네마
라 포르탈레사중년의 로케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끊임없는 사고를 일으키다 부모의 집에서 쫓겨나 아마존 정글로 도피한다. 이제는 술도 끊고 정신도 차리겠다고 다짐하고, 오랜 친구들과 재회해 행복한 한때 지었던 오두막을 뜯어고쳐 보고, 소원해진 아들이 만든다는 영화에 출연해 돈도 좀 벌어보고 싶지만, 원주민들과 불법 금 채굴의 유혹에 빠지면서 구원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전작 <더 솔리튜드>와 마찬가지로 <라 포르탈레사...플래시 포워드
라이벌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의 서두를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다. 감독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까스로 소통, 혹은 단절에 이르는 과정을 묘사하는 데에 유독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우크라이나의 작은 마을에 사는 아홉 살의 로만은 자신을 돌봐주던 할머니가 죽자, 독일에 불법으로 체류하며 간병인으로 일하는 엄마 옥사나를 찾아 떠난다. 하지만 슈바르츠라는 독일 남자와 엄마가 사랑하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고 ...
한국영화의 오늘
라임크라임어느 고등학교의 음악 실기 시험 시간이다. 칠판에는 가요와 랩은 안 된다고 엄연히 공표되어 있지만 송주는 아랑곳없이 랩 실력을 뽐내고 있다. 선생님은 그에게 조용히 F를 준다. 하지만 교실의 한쪽에서 주연은 송주를 보며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주연도 송주 만큼이나 힙합을 좋아한다. 송주는 문제 학생에 가까우며 다소 저 개발된 다세대 주택에 살고, 주연은 모범생이며 부촌의 아파트에 산다. 둘은 성적도 환경도...
월드 시네마
러브 어페어 :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임신 삼 개월 차인 다프네는 시골 별장에서 남편 프랑소와와 여름 휴가 중이다.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그녀는 생면부지인 남편의 친척 막심을 별장에 홀로 맞이한다. 둘은 각자 지나간 연애사와 현재 진행형인 연애를 서로에게 털어놓으며 점차 가까워진다. <로제타>(1999)의 에밀리 드켄을 비롯한 네 배우의 우아한 연기와 특이한 구성, 정제된 프랑스어 대사, 작품 전반에 흐르는 클래식 음악은 ‘어떤 길로 들어섰을...
월드 시네마
리슨벨라는 포르투갈 출신의 극빈층 이민자로 남편과 함께 런던 교외에서 삼남매를 키우며 살고 있다. 실직과 가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어느 날 청각장애아 딸의 학교에서 빚어진 오해로 양육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어린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들은 범죄자처럼 억류되고, 짧은 접견 시간 동안 모국어 사용은 금지되고,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의 입양을 서두른다. <리슨>은 한 가족이 함께하기 위해 사회감시망에...
플래시 포워드
마깔루조 다섯 자매<마깔루조 다섯 자매>는 다섯 자매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물놀이를 간 자매들은 자신들의 삶을 뒤흔드는 비극적인 사건과 마주하는데, 영화의 시간은 그로부터 몇 십년 뒤 이들이 중년이 되는 시기로 갑작스레 이동한다. 그날 이후 응어리진 마음과 오해로 인해 서로를 오랫동안 원망하던 이들은 자매들이 모두 노년이 된 어느 날, 누군가의 부고 소식을 듣고 한 자리에 모인다. <마깔루조 다섯 자매>는 시간이 우리를 어디...
아시아영화의 창
마토의 자전거푸른 들녘이 펼쳐진 외진 시골 마을. 마토는 아내와 어린 두 딸의 생계를 책임지며 매일같이 멀리 도시까지 나가서 공사장에서 잡부로 일을 한다. 이런 그에게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20년을 타면서 고철이나 다름없어진 자전거. 하지만 어느날 자전거가 더이상 못쓸정도로 크게 망가지는 사고가 생긴다. 누군가에겐 별볼일 없는 사건사고일 수도 있지만 그의 형편에는 회복불가능할 정도의 커다란 상처를 남긴다. 과연 마토는 ...
한국영화의 오늘
매미소리다큐멘터리 <워낭소리>(2009)를 연출했던 이충렬 감독의 재기작이자 극영화 데뷔작. 진도 지방의 전통적인 장례 민속놀이 다시래기의 명인과 그의 딸과 손녀에 관한 이야기. 딸은 오랫동안 집을 떠났다가 빚더미에 쫓겨 고향으로 돌아오는 신세가 되었는데, 여전히 아버지와는 불편한 관계다. 아버지에게는 그의 혼이 담긴 다시래기 뿐이고 아버지의 외면 속에 죽어간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딸에게 여전히 상처와 병으로 남아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