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영화의 창
레이피스트범죄심리학과 교수 나이나는 가정폭력 및 영아살해 사건에 휘말린 미화원의 딸을 돕기 위해 빈민촌에 갔다가 성폭력을 당한다. 함께 갔던 동료는 죽고 겨우 생존한 나이나는 사회의 편견과 싸우며 강간 살인범이 사형선고를 받도록 증언한다. 이후, 나이나는 임신 사실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인도의 노장 아파르나 센 감독은 사형제 반대론자인 부부가 겪는 딜레마를 통해 인도 사회의 젠더...
와이드 앵글
루치오를 위하여<마틴 에덴>(2019)과 함께 가장 중요한 이탈리아 감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다큐멘터리. 루치오 달라(1943-2012)는 오페라 가수 파바로티가 불러 유명해진 「카루소」의 작사 작곡가일 뿐 아니라 아마추어 재즈 연구가, 또한 70년대 이탈리아 사회주의에 가까운 민중가수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가수였지만 그는 항상 자유로운 영혼과 조국에 대한 비판의 시선을 잃지 않는다...
월드 시네마
리플렉션외과의사 세르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지역에서 친러시아 반군에 의해 납치되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온갖 고문과 살육을 목격하게 된다. 지옥에서 돌아온 세르히는 헤어졌던 가족을 만나 서서히 제자리를 되찾지만, 어느 날 그의 아파트 창문으로 날아든 비둘기로 인해 잊을 수 없는 과거의 망령이 되살아난다. 발렌틴 바시야노비치 감독은 카메라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정적인 샷과 암울한 미장센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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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귀, 모녀는 용감했다아프리카의 현실을 다룬 다수의 영화는, 인습과 악법 아래 신음하는 여성의 문제를 화두로 삼는다. 딸과 함께 사는 무슬림 여성 아미나의 이야기인 <링귀, 모녀는 용감했다>도 마찬가지다. 임신한 딸이 학교에서 쫓겨난다. 과거에 딸을 임신해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쫓겨난 그녀는 충격을 받고, 엄마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은 딸은 낙태를 원한다. 여성을 보호하지 않으면서 몸의 권리는 부정하는 사회, 남자는 놀랍게도 문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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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캔 웨이트누구에게나 들추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고 어느 집이나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 하는 아픈 가족사가 있다. 60년대 이탈리아 마지막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1968년 29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쌍둥이 형제를 해후하러 가는 길이다. 가족과 친구들의 증언, 빛 바랜 사진, 8미리 필름 조각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갈 길을 잃어, 결국 세상에 편입되지 못했던 한 청년을 되살아나게 한다. 망자는...
온 스크린
마이 네임<마이 네임>은 영화 애호가들뿐 아니라 영화산업 관계자들까지도 충격과 놀라움에 빠뜨렸던 넷플릭스 시리즈 화제작 <인간수업>의 김진민 감독이 내놓은 차기작이다.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강렬하고 매혹적인 액션 느와르로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히기 위해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주인공(한소희)의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8부작 시리즈다. <마이 네임>은 전통적 컨벤션과 캐릭터를 적절히 활용...
한국영화의 오늘
만인의 연인18살 유진(황보운)의 삶은 여러모로 척박하다. 가족 관계도, 가정 형편도, 교우 관계도 평탄해 보이는 것이 없다. 유진은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무인도 같다. 그런 유진이 사랑에 빠진다. 그것도 삼각관계의 사랑에 빠진다. 유진은 어느 대학생 오빠를 좋아하게 되는데,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함께 하는 동급생 남학생이 유진을 좋아하게 된다. 유진의 감정도 진심으로 둘 사이를 오간다. 유진은 놀라운 다면성을 지녔는데,...
아시아영화의 창
맛나이지리아에서 머나먼 베트남으로 와서 축구선수로 뛰던 바슬리는 부상 이후 팀에서 방출되어 버린다. 하지만 돈을 부쳐줘야 하는 아내와 아들에게는 이런 사실을 터놓고 말할 수가 없다. 좁은 미용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같은 대도시의 하층 노동민들과 가까워진다. 하루 종일 벌룬을 만들지만 한 번도 타 본 적 없는 친구를 비롯하여 온갖 잡일과 장시간 노동에 지친 그들은 오래된 집에 모여 함께 살기...
플래시 포워드
매스총격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부모와 사건 가해자의 부모가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자식을 잃은 사람들의 분노와 슬픔 그리고 화해까지, 그들의 짧지만 강렬한 대화를 통해 비극적인 과거를 가슴 아프게 그려낸 이 작품은 미국 배우 출신 프란 크랜즈의 데뷔작이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충격적인 주제와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로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특히 ...
개폐막작
매염방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매염방>은 2003년 11월, 그녀의 마지막 공연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된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를 길게 늘어뜨린 매염방이 높은 계단을 올라 무대 뒤로 사라지고,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 매염방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생계를 위해 무대에 서야 했던 어린 시절부터 본격적인 연예계 데뷔, 파격적인 무대 매너를 통한 가수로서의 성공, 영화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