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성덕TV 예능프로그램에 아이돌 가수의 ′덕후′로 출연한 십대 소녀는 자신을 ′성덕′(성공한 덕후)이라 자처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그의 스타가 출연했기 때문이다. 몇 년 뒤 그의 스타는 성관계 장면 불법 촬영 및 유포, 집단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었다. 졸지에 범죄자-스타의 팬이 된 성덕은 분노인지 슬픔인지, 여하튼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 범죄자가 된 스타의 팬들을 만나보기로 한다. <성덕>은 오세연 감독 자신의 흑역...
월드 시네마
세상의 어머니는 행복해야 마땅하다노라는 동트기 전에 일터로 향한다. 온화한 미소, 타인에 대한 배려와 성실한 태도를 지닌 그녀에게 웬일인지 삶은 녹록하지 않다. 아들과 딸, 손자, 손녀가 짐처럼 노라에게 얹혀산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겠냐만, 그녀에겐 감옥에 갇힌 또 다른 아들이 있다. 변호사는 진척 없이 청구서만 계속 내밀 뿐이다. 선진국의 그늘인 하층민의 계급 문제와 희망 없는 미래를 보여주지만, 영화는 지는 해를 보며...
뉴 커런츠
세이레삼칠일 또는 세이레. 아기가 태어난 뒤로 부정 타는 것을 막기 위해 행동을 조심하거나 집안에 타인들의 출입을 금하는 21일 동안의 기간. <세이레>는 한국의 이 민속 신앙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다. 막 아빠가 된 우진(서현우)은 동시에 오래 사귀다 헤어졌던 연인 세영(류아벨)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아내 몰래 세영의 장례식에 간 우진은 그녀의 쌍둥이 동생 예영(류아벨)과 만나게 된다. 그 후로 우...
월드 시네마
소녀와 거미취르허 형제는 전작에서 벗어나기보다 변주하는 쪽을 택했다. 사람들은 좁은 실내를 오가고, 소리는 곁을 맴돌고, 아이와 고양이와 개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한두 가지의 멜로디가 반복해서 삽입된다. 그리고 사물은 무심한 흔적을 남긴다. 정서의 흐름과 그곳에서 발생하는 감각으로 이루어진 영화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족에서 멜로로의 변화다. 어긋난 감정의 교류가 인물을 묶는다. 각자의 기억은 어떤 파장도 일으키지 못...
아이콘
소용돌이가스파 노에가 의외의 소재를 가지고 돌아왔다. 파리에서 소소하게 살아가는 노부부. 아내에게 치매가 생기자 긴 세월 동안 쌓아온 부부 간의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영화감독인 남편은 새 책 준비에 바쁘지만 치매를 겪는 아내에게는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약물 중독을 앓고 있는 아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이 부부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치매 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소재만 보고 <더 파더>(2020)...
와이드 앵글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1969년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음악축제 ′우드스탁′이 한창이던 여름날, 100마일 정도 떨어진 뉴욕시 외곽에서 ′할렘 컬쳐 페스티벌′이라는 음악 축제가 동시에 개최되었다. 스티비 원더, BB킹 등 그 당시 미국 음악계를 호령했던 뮤지션들의 공연과 30만이라는 어마어마한 관객들이 참여했던 이 페스티벌은 모두 녹화되었지만 단지 흑인들의 축제라는 이유로 그 어느 곳에서도 방영되지 못한...
한국영화의 오늘
소피의 세계<소피의 세계>는 외국인 친구 소피(아나 루지에로)가 수영(김새벽)과 종구(곽민규)의 집에서 묵었던 나흘간의 시간을 그려낸다. 사랑하는 사이인 수영과 종구가 처했던 곤경, 소피가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과 겪은 일들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제목은 <소피의 세계>이지만 이 세계는 다수의 작은 세계들이 모여 만들어진 공존의 세계다. 화자도 여럿이고 사건의 가능성도 여러 출구로 열려 있다. 그러면서...
뉴 커런츠
소행성어머니와 동생들을 위해 쉴 틈 없이 일하는 가난한 소년 에브라힘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 속에 깃든 성자의 아우라를 발견하는 영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87), 마지드 마지디의 <천국의 아이들>(1997) 등 어린이를 그린 뛰어난 이란영화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기도 하다. 수많은 영화와 TV 시리즈의 편집자로 일하던 감독은 첫 장편영화 <소행성>을 ...
와이드 앵글
송아지16살 소년 위탈은 시골에 있는 가난한 가족을 돕기 위해 마을에 나와 소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임종을 앞둔 어머니를 찾아뵈려고 하지만 냉정한 고용주는 자리를 비우면 해고한다고 한다. (박성호)
월드 시네마
수베니어: 파트 I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난 줄리는 미래의 영화감독을 꿈꾸는 영화 학도다. 학교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분주하던 어느 날, 미스터리한 남자 앤소니를 만나게 된다. 만나지 얼마 안 된 앤소니는 줄리에게 당분간 그녀의 아파트에서 머물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그에게 호감을 느낀 줄리는 흔쾌히 허락한다. 같이 생활하면서 점점 앤소니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줄리, 학교 프로젝트를 등한시 한 채 급기야 앤소니를 위해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