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노웨어 스페셜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남자가 홀로 남게 될 아이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려 한다. 이들이 처한 상황은 극단적이지만, 영화는 신파로 흐르지도 않고 애써 쿨한 척 하지도 않는다. 다만 정답이 없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되는 아버지의 고뇌와, 아이의 맑은 눈동자에 비친 세상의 부조리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위로를 품고 가는 부자의 모습을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다. 베니스영화제 4관왕에 올랐던 감독 우베르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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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소금필립 가렐의 영원한 주제는 청춘,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겪는 아픔이다. 흑백으로 촬영된 <눈물의 소금>에서 감독은 목공 세공 학교의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파리에 온 시골 청년 뤽의 여정을 좇는다. 뤽은 존경하는 목공 기사인 아버지의 시골집에서 합격 발표를 기다리면서, 파리에서 알게 된 한 소녀와 옛 여자친구 사이에서 망설인다. 누벨바그 로맨티즘 스타일을 고수하며, 가렐은 사랑에 빠진 소녀들의 초상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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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오더칸의 지극한 사랑을 받아온 미셸 프랑코가 올해는 <뉴 오더>로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유일한 스페인어 영화로 초청되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멕시코에서 상류층 마리안은 늙고 병든 유모를 돕기 위해 결혼식을 앞두고 집을 나선다. 길거리 빈민층의 폭력 시위가 격렬해지자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마리안의 진심과 선의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 일으킨다. 미셸 프랑코의 전작에서와 같이, 주인공과 그녀의 가족과 집안에서...
와이드 앵글
니얼굴양평의 문호리 프리마켓에서 사람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은혜씨. 그녀에게는 발달장애(다운증후군)가 있지만 그건 열정적인 ‘니얼굴’ 작가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은혜씨는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손이 트도록 캐리커처를 그리며 자신만의 시선으로 이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얼굴을 작품에 담아 온 근면한 작가다. 그리고 <니얼굴>은, 은혜씨와 닮은 방식으로 그녀의 하루하루를 응시하는 영화다. 때로는 변덕도 부리고 ...
아시아영화의 창
닌텐도의 죽음1991년 여름, 과잉보호하는 엄마 밑에서 순종적인 아들로 살아가는 열세살 파올로는 일련의 지진에 이은 전국적인 정전으로 비디오게임을 할 수 없게 된다. 특별히 할 일 없이 거리를 배회하던 그와 친구들은 미군에 의해 얻어맞게 되고 자신들도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결심한다. 이웃에 마음에 드는 여자아이와 함께하기 위해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령 잡는 여행을 떠나려고 계획하는데... ...
한국영화의 오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추격당하면서 추적한다. 전직 특수요원 출신의 살인청부업자 인남(황정민)이 태국에서 사라진 딸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그리고 인남에게 형을 살해 당한 인간백정 레이(이정재)가 그런 인남의 뒤를 쫒는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단순하지만, 아니 단순하기에 강렬하다. 외형적으로는 하드보일드 액션 추격물이고, 정서적으로는 밀도 높은 폭력의 멜로드라마다. 이야기와 전개는 전형적이라 해도 좋다. 이렇게 익숙한 스토리라...
월드 시네마
단순한 열정다니엘 아르비드 감독이 아니 에르노의 소설을 각색해 러시아 사업가 알렉산더를 향한 엘렌의 불같은 열정에 관해 말한다. 프랑스 연기파 배우 레티시아 도슈의 열연은 남자의 자취를 찾아 모스크바까지 날아갈 정도의 집착으로 변해가는 엘렌의 사랑을 공감하게 만든다. 감독은 두 인물의 성적 관계도 거침없이 묘사하는데, 그 의도는 육체적인 열정이 어떻게 정신적인 것으로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데에 있기도 하다. 연인과의 이별...
한국영화의 오늘
달이 지는 밤<달이 지는 밤>은 김종관, 장건재 감독의 각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이자 두 감독의 단편이 이어져 만들어지는 하나의 장편영화다. 김종관 감독의 작품을 1부, 장건재 감독의 작품을 2부라고 해보자. 1부에서 영화는 어느 산기슭의 폐가를 홀로 찾아 드는 허름한 차림의 중년 여인(김금순)을 따라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딸(안소희)에 관한 기억과 환영으로 우리를 몰두시킨다. 조용한 시골 마을의 군청에서 공무원으로 ...
와이드 앵글
달팽이약속장소를 찾아가던 남자가 거리에서 옛 친구와 마주친다. 우연한 만남, 사소한 대화, 미묘한 공기. 그들은 한동안 종로거리를 함께 걷는다. 그리고 각자의 길로 발길을 돌리고, 거리엔 한차례 소나기가 쏟아진다. 비가 그치면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강소원)
오픈 시네마
대무가:한과 흥<대무가:한과흥>은 4부로 전개된다. 직업상 무당이 된 ‘신남’(류경수)이 예기치 못하게 연루되어 버리고 마는 한 사건(1부), 관련된 또 다른 무당 ‘청담 도령’(양현민)의 등장과 그의 기묘하고 코믹한 수사극(2부), 그리고 한 마을의 폭력배(정경호)와 그에 맞서고 있는 왕년의 유력했던 무당 마성준(박성웅)의 일화(3부), 그리고 마침내 절정!(4부). 현실 풍자적인 이야기인 것처럼 시작했다가, 예상치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