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비기닝여호와의 증인 교회에서 예배 중에 테러가 일어난다. 누군가 교회 안에 화염병을 던져 교회가 온통 불길에 휩싸인다. 테러의 배후를 파헤치려는 남편이 테러범들을 적발하려 하는 동안 아내는 상상하지 못한 공격을 받는다. 자신이 경찰이라고 밝히며 집안에 들어온 남자는 아내를 공포에 질리게 만들고 끔찍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아내는 남편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지만 소용이 없다. 영화의 초반부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
월드 시네마
비탄의 정글고대 마야 왕국의 전설이 살아있는 멕시코의 정글 속 고무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우연히 신비스러운 여성을 구출하게 된다. 아그네스는 백인 농장주와의 결혼을 피해 도망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를 바라보는 노동자들의 눈에는 열기와 욕망이 차오르고, 무법지대 정글 속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구원이 아닌 약탈일 뿐이다. 여성 감독 율레네 올라이졸라의 네번째 장편 극영화 <비탄의 정글>에서 싱싱한 초록 ...
한국영화의 오늘
빛나는 순간제주도는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선망의 섬이지만, 우리는 이곳에 깊은 아픔 또한 서려 있다는 사실을 잊지 못한다. 오래전 이곳에선 이데올로기의 망령에 의해 무구한 주민들이 학살당했고, 몇 년 전엔 많은 이들이 이 아름다운 섬에 도착하지 못한 채 우리의 가슴에 묻혔다. <빛나는 순간>은 최고의 해녀 진옥(고두심)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려 제주도를 찾은 경훈(지현우)의 귀여운 분투로 시작해 어느새, 깊은 ...
한국영화의 오늘
사냥의 시간소년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10년 <파수꾼>으로 한국독립영화의 한 경향을 이끌었던 윤성현 감독은 10년만의 신작 <사냥의 시간>을 통해 이 땅에 더 이상 발붙일 곳 없는 청년들의 범죄 탈출극을 그린다. 근 미래의 한국, 준석(이제훈)과 친구들은 희망이 없는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 범죄조직이 운영하는 도박장을 털기로 한다. 이들의 무모한 계획은 처음엔 성공하지만 곧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조직의 킬러 한(박해...
한국영화의 오늘
사라진 시간시골마을에 부임한 교사 수혁(배수빈)과 이영(차수연) 부부는 환상의 커플이다. 부부에게는 남모를 비밀이 있지만, 그들의 극진한 사랑은 무엇에도 굴복하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비밀은 우연한 계기로 탄로 나며 삽시간에 마을 전체에 퍼지고, 부부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죽음을 맞는다. <사라진 시간>이 급격히 면모를 바꾸며 신기한 착란 속으로 이야기를 몰아가는 지점은 형사 형구(조진웅)가 등장하면서부터다. 마을 사람...
갈라 프레젠테이션
사랑 뒤의 사랑1920년대 홍콩. 전쟁의 소문을 피해 홍콩으로 왔던 웨이롱의 가족들은 다시 상해로 떠나고, 홍콩에 홀로 남아서라도 학업을 계속 하고 싶었던 웨이롱은 아버지와 의절한 부자 고모 리앙을 찾아간다. 홍콩 사교계의 여왕으로 살면서 화려한 남성편력을 자랑하는 리앙은 순진하고 세상 모르는 웨이롱을 받아들여 그의 삶을 지배하고자 한다. 웨이롱은 리앙의 애인 중 하나인 바람둥이 조지를 만나면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
플래시 포워드
사랑의 유효기간동화 속 공주님과 왕자님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결말을 맺지만, 현실의 연애는 최초의 뜨거운 열정이 식고 콩깍지가 사라졌을 때 어떻게 될까? <사랑의 유효기간>은 촉망받는 변호사 테스와 화가 헨리가 전시회에서 처음 만나 2년간 연애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들이 가슴 떨리는 기대감을 안고 처음 데이트하는 순간, 사랑이 피어나는 순간, 의견 차이로 다투는 순간, 서로에게 지쳐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
아시아영화의 창
사로잡히다이 영화는 감옥에서 막 석방되어 남편과 아이를 찾아가는 바산티와 전과자인 찬두의 로드무비이다. 적대자에서 동반자로, 동반자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사람의 관계는 전형적인 것 같지만 주변부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의 사연이 하나씩 펼쳐지면서 만만치 않은 정서적 울림을 준다. 바산티가 아들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착할 수 없었던 시골과는 달리, 두 사람이 탈주와 도주를 거듭했던 대도시는 폭력에 물들고 범죄가 지배...
와이드 앵글
사상<사상>은 <밀양 아리랑>(2013), <깨어난 침묵>(2016), <소성리>(2018) 의 감독 박배일이 9년의 시간을 들인 프로젝트다. 말하자면 여러 편의 영화가 완성될 동안, <사상>은 내내 ‘작업 중’이었다. 노동과 시위 현장에 익숙한 박배일 감독에게 <사상>은 그 연장선의 작품이지만, 여기에는 전에 없던 사적인 시선이 스며있다. <사상>은 노동자에 관한 영화이며 자신의 거처에서 밀려나간 가난한 이들에...
아시아영화의 창
사탄은 없다사형제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결국 이를 집행하는 사람, 즉 다른 사람의 목숨을 끊는 일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영화는 네 명의 남자의 사연을 들여다보면서 그들 스스로와 그들의 관계, 그리고 그들의 모든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결정에 대해 고찰한다. 영화는 내적 갈등을 겪는 인물들을 영화적으로 시각화하고 있으며, 때때로 보기 불편한 강렬한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삽입된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2010년 자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