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전통 영화 강국 폴란드에서 찾아온 따끈따끈한 손님. 다비에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이지는 춤 마라톤 대회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애환?사연을 그린 코믹 드라마다. 그 군상들 중에는 신부와 수녀도 있고, 엄마와 아들도 있으며, 병원비가 필요해 상금을 차지해야만 하는 젊은 여인도 있다. 와중에 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 여가수와, 그녀를 흠모하는 마을 청년 간의 러브 스토리도 곁들여진다. 댄스 대회만이 전부는 아니다. 댄스 대회 전후에 벌어지는 사건, 음모 등도 영화의 재미를 제고시킨다. 감옥에서 탈주한 게 분명한 두 죄수를 둘러싼 해프닝이 대표적 경우다. 시종 내러티브를 충실하게 좆는 재미만으로도 영화는 추천할 만하다. 사연 하나하나, 사건 하나하나가 영화의 흥미를 지속시켜준다. 영화의 으뜸 덕목은 그러나, 코믹 톤으로 달리면서도 페이소스 배인 감동을 선사하고, 그러면서도 지나친 감상으로 새지 않는 연출 균형감이다. 대화 참가자들의 사연이 하도 구구절절해 가슴이 저리고 또 저릴 법도 하건만 카메라의 거리감으로 인해 일말의 절제가 획득된다. 개인들이, 그들이 몸담고 있는 더 큰 사회에 의해 이용당한다는 설정 등으로 인해 영화에 일종의 사회 비판성이 내포돼 있다는 것도 주목감이다. (전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