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68년, 유명 반체제 작가와 그 작가를 감시?제거해야만 하는 남자, 애인인 그 남자의 요구로 작가에 접근, 비밀 정보를 제공하는 여 스파이, 세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릴러이자 로맨스 물이다. 여자는 일명 ‘리틀 로즈’. 처음엔 애인의 강요에 따라 허수아비처럼 움직이던 리틀 로즈는 서서히 작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이중생활에 깊은 회의를 느끼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단한다. 하지만 세상사가 그녀 뜻대로 될 리 만무다. 폴란드의 저명 작가이자 역사가였던 파벨 야시에니카의 실화에 영감을 받아 쓰였다는 시나리오를 영화화했다. 영화는 무엇보다 실화의 극적 재현에 무게를 싣는다. 그저 내러티브를 좆는 재미만도 쏠쏠치 않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다. 치명적 삼각관계의 스파이 물을 통해 영화는 시대의 아픔을 설파하기도 한다. 개인사가 국가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됐던 억압?부자유를. ‘폴란드 판 마타하리’라 할 리틀 로즈 캐릭터와, 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마그달레나 보차르스카의 열연도 영화의 큰 미덕이다. 그녀는 가히 팜므 파탈로서의 치명적 매혹을 맘껏 뽐낸다. 그녀는 이 역할로 올 제35회 폴란드그디니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전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