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국가부도 직전의 아르헨티나 고급 빌라촌. 정원과 수영장을 오가는 사치스럽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는 네 커플이 있다. 경제 위기라는 사회 현실과는 무관하게 완벽한 행복을 구가하는 듯 한 그들이지만, 각 커플마다 남모르는 비밀을 안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숨겨진 문제들이 수면으로 부상한다. 아르헨티나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각색한 호화 캐스팅의 스릴러 드라마. 부르주아 계층의 깔끔하고 화려한 일상을 실감나게 살리는 선남선녀 배우들과 우아미를 자랑하는 미장센이 일품이다. 완벽해 보이는 커플들에 걸맞은 때깔 좋은 이미지들이 지배적인지라 그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균열의 징조가 더욱 두드러진다. 극의 긴장감과 미스터리를 끌고 가는 힘도 수준급이어서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다. 마지막 장면은 사회현실과 동떨어진 채 살아가는 부르주아 계층과 아르헨티나 자국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