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통해 알게 된 헝가리 남자와 중국 남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관계의 드라마다. 헝가리 남자는 부동산 업자로 도시 근교의 물품 창고를 팔아야 할 임무를 띠고 있다. 반면 그 창고에서 먹고 사는 중국 남자는 중국 사업가 소유인 그 건물을 사수해야만 한다. 조국으로 되돌아가 축구팀을 창단하고 싶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축구를 계기로 두 외로운 남자 간에 기묘한 우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 피자 배달 여인이 끼어들면서 예상치 못한 삼관관계가 형성된다. 무엇보다 아기자기한 플롯이 이 정적 드라마를 역동적 휴먼 드라마로 비상시킨다. 창고 안팎을 무대로 두 외로운 남자의 일상을 무심하게 제시하는 초반부를 지나, 사업적?인간적 갈등 가득한 사건들의 중반부를 거쳐, 긍정적 메시지 띤 감동적 결말로 나아간다. 페이소스 짙은 유머는 영화에 달콤 쌉쌀한 유쾌함을 불어넣는다. 이러 유의 영화들이 빠지기 쉬운 폭력 묘사로 새지 않고 두 남자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도 이 영화의 흔치 않은 성취다. 곁가지로 벌어지는 멜로 라인도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세 중심 배우의 평범한 외모가 영화에 현실적 설득력을 강화시켜준다. 예의 오리엔털리즘을 탈피했다는 것도 큰 칭찬감이다. (전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