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개봉판은 한마디로 <엽기적인 그녀>의‘ 강형철 버전’이요‘ 7공주 버전’이다. 25년의 시차를 두고 7공주들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지는, 추억과 성장의 드라마다. 영화는 초특급 스타 캐스팅 없이도 740만에 달하는 초대박 흥행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스토리텔링 파워가 압도적이다. 지나치게 의고적인 시대 재현이나 작위적 결말 등 일련의 흠들을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유호정, 진희경, 김선경 등 관록의 연기자들도 7공주 역의 어린 출연진 못잖게 눈부시다.‘ 나가수 이펙트’로 통칭될 복고풍 음악 효과도 그렇지만, 그 선곡이나 배치 등도 수준급이다. 특히 주제곡‘ 써니’에 이어‘ 타임 애프터 타임’으로 끝맺음 한 선택은 단연 효과 만점이다.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의 <써니> 감독판은 15세 등급 버전보다 11분이 늘어난 135분이다. 내용상으로 크게 변한 건 없다. 7공주의 과거와 현재 분량에서 15세 등급을 받기 위해 생략됐던 일부 욕설 및 폭력적 장면 등이 추가 됐다. 개봉판을 보았건 보지 않았건 감독판을 감상할 절호의 기회다. (전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