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베이의 장미>는 봄베이 거리 한 귀퉁이에서 시계를 수리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꽃 파는 처녀 카말라와 영리한 동생 타라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카말라의 할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이었던 도박꾼 아들이 어린 카말라를 늙은 부자에게 팔아버리자 카말라와 타라를 데리고 봄베이로 도망쳤다. 할아버지가 병으로 쓰러진 뒤 생계를 도맡게 된 카말라는 낮에는 꽃을 팔고 밤에는 바에서 춤을 추는 댄서로 살아간다. 군인들에게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봄베이로 도망쳐 길거리에서 꽃을 팔며 살아가던 살림은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카말라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기탄잘리 라오 감독의 데뷔작인 <봄베이의 장미>는 아름다운 그림과 뛰어난 색감만으로도 첫 장면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감독이 6년 동안 준비했다는 이 영화는 이제는 뭄바이로 이름이 바뀐 ‘봄베이’의 거리에서 발리우드 영화 속의 환상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우정과 책임에 대하여,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림과 발리우드 풍의 음악으로 가득 채워 보여준다. 고단한 삶이 계속될지라도 ‘발리우드 영화’ 같은 엔딩은 있을 수 있는 법이라는 다소 환상적인 결말과 함께. (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