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직접 선지자를 찬양하는 찬양시를 쓰고 작곡해 음반까지 제작한 독실한 무슬림 신자 라하트는 병상에 누운 아내를 살뜰히 돌보며 부동산 소개업을 하는 존경 받는 노년의 남성이다. 라하트에게는 길티 플레저가 있는데, 그것은 오래된 펀잡 영화 속 여성 댄서의 춤을 따라하는 것이다. 어느 날,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초대 받아 갔던 라하트는 친구들 앞에서 무심코 본인이 즐기는 여성 댄서의 섹시한 춤을 선보이고, 그 모습이 녹화되어 SNS에 올려진 뒤 우연히 방송을 타게 되면서, 인생을 뒤흔드는 혼란이 시작된다. 라하트의 춤에 대한 열정은 아내를 제외한 세상 그 누구에게도 이해 받지 못한다. 딸들과 이웃은 그를 비난하고, 친구들도 그를 외면한다. <인생의 곡예>는 엄격한 무슬림 사회에서는 금지된 열정, 그리고 자신의 소수성을 깨달아가는 노년 남성의 정체성 찾기라는 도전적인 문제들을 차분하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