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한 작은 마을 교외에 사는 샤르마 부인은 남편이 죽었을 때, 존경받는 중산층의 부인이자 정숙하고 현명한 노인으로 남을 것을 강요받는다. 특히 아래층에서 함께 사는 아들과 그의 가족들은 샤르마 부인이 경제적으로도 그들을 돕기 위해 당연히 희생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샤르마 부인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그녀는 그간 해 보지 못했던 일들, 이를테면 뷰티샵과 쇼핑몰 방문, 영화관 가기, 인형 만들기 등을 시도하고 새 친구들을 사귄다. 또한 자기 이름의 계좌를 개설하여 경제적으로도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고자 한다.
이 영화는 인도 지방 소도시의 존경 받는 노년의 여성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는 것이 세대와 계급과 젠더의 관점에서 얼마나 억압적인지를 샤르마 부인의 시각으로 조명한다. 복잡하고 꽉 찬 화면 안에서 샤르마 부인은 종종 길을 잃고 화면의 중심에서 밀려난다. 노년 여성의 자아 찾기는 가족과 사회의 편견과 억압 속에서 이기적이고 부도덕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녀는 조용하고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개선해 나간다. 차분하고 밀도 있게 전개되는 서사와 따뜻한 색감의 화면이 강점이다. (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