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키티>는 뉴델리 교외에 사는 두 사촌 돌리와 카잘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이다. 돌리는 어린 아들과 성실한 남편을 둔 중산층 가정주부이자 워킹맘이다. 돌리의 가족은 새로 지은 고급 아파트로 이사갈 계획에 들떠 있으며,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숨겨야 하는 비밀들이 있다. 돌리의 사촌 카잘은 시골에서 올라와 도시의 삶에 적응하려고 하지만, 가진 것 없는 젊은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결국 카잘은 키티라는 이름으로 로맨스 앱의 사이버 애인 역할을 하다가 한 남자를 만난다. 서로의 삶을 비난하던 두 사촌은 비밀을 공유하게 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내 이름은 키티>는 여성들의 자아 찾기와 숨겨진 욕망의 발현을 주제 삼아 영화를 만들어 온 알란크리타 쉬리바스타바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이 영화에서 쉬리바스타바 감독은 억압적인 인도 사회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또한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덧붙여 이 영화는 여성들이 자유와 독립을 얻기 위해 치러야하는 혹독한 대가를 그리는 한편, 연대를 통한 성취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희망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