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성비(性比)의 균형이 계속 파괴될 경우, 감독이 가상하는 미래의 인도의 모습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마트루부미: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 땅>에서 보여주는 가상의 인도는 동물적 본능과 증오만이 존재하는 추악한 사회다. 미래의 인도에서 여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참금은 여성의 몫이 아니라 남성의 몫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성의 여성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마니쉬 자는 바로 이러한 아이러니에 착안하여 비극의 강도를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그가 전망하기에, 지참금이 남성의 몫이 될 경우 여성이 우대받는 것이 아니라 인권이 무시될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거액의 지참금을 받고 다섯형제의 신부로 팔려간 처녀 칼키는 바로 그 거액의 지참금 때문에 한 사람의 인격체가 아니라 성적노예로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그러한 성적갈등으로 인해 가족, 더 나아가 사회는 점점 더 동물적 본능만이 지배하는 야만적인 곳으로 퇴행을 하게되며, 마침내 폭력이 난무하는 혼란상태에 빠지게 된다. 인간다운 심성을 유지하려는 극소수의 사람들 역시 잔인한 폭력에 의해 제거되어 버린다. 마니쉬 자가 그리는 이 끔찍한 미래의 모습은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그가 그려낸 미래의 공간 마트루부미는 언제든지 현실화될 수 있는 공간이다. 아니, 오히려 지금 현재의 현실을 담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다. <마트루부미: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 땅>은 인도의 성차별로 인한 죄악상을 가장 충격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