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한 갈망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는 존재하는 욕구이리라. 그런데 권력이 사회 속에서 수직적 행태로만 이루어지는 사회는 권력의 상징물을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방직성경찰>은 우연히 경찰 제복이라는 권위의 상징을 지니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산지인은 평범한 재단사다. 그는 고객이 맡겨 놓은 경찰 제복을 우연히 입게 되고, 자신에 대한 주위의 시선의 변화를 느끼게 되면서 자그마한 권력의 맛에 빠져들게 된다. 비록 허상이기는 하지만, 낮에는 뮤직 샵에서 일하지만 저녁에는 술집에 나가서 일하는 젱샤샤의 이중생활은 곧 들통이 나고 만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두 사람은 기묘한 선택을 한다. 상대방의 거짓을 인정하고 수용해 버린다. 불안한 현실보다는 허위와 허구의 세계 속에서 안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제 그들에게 이주생활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거짓과 허위의식 속에서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그들의 모습은 소회된 중국의 젊은이들의 슬픈 초상에 다름 아니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