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남자들이 교도소를 탈출한다. 대부분 살인죄로 중형을 선고받은 그들의 목적지는 귀중한 것이 숨겨져 있다는 후지산의 초등학교. 친구의 자동차를 빌리고 먹을 것을 훔치며 도착한 그들은 많은 돈을 기대하지만 유리로 된 열쇠 하나가 숨겨진 전부였다. 순간 말을 잊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람을 죽여도 그냥 죽이지 않는 이 심각한 살인자들에겐 잊을 수 없는 아픈 기억과 상처가 있고, 그들은 하나 둘 자신의 과거와 만나고 나름의 해결을 찾는다. 그 해결책은 대개 핏빛으로 얼록지지만 나름대로의 순수함을 숨기고 있다. 영화는 유머와 진지함을 동시에 구사하며 그들의 인간적인 순수함을 증폭시키고, 경찰과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가며 9명이이 만들어 내는 9개의 선택은 그들 자신과 관객을 향해 많은 파장을 만든다. 도쿄가 폐허로 변하는 인상적인 첫 장면을 지나, 그들과 함께 길 위에 서서 풍경을 보고 마침내 아들을 살해한 아버지와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이 만들어 내는 결말에 이르면 작은 유리열쇠가 만드는 밝은 빛이 관객을 기다린다. 전작 <우울한 청춘>으로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 반응을 이끌어 낸 토요다 토시야키 감독은 현대 일본의 심리적 상황을 아홉 남자들의 기이한 여행에 담았고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들의 여행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권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