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동치성은 애인으로부터 버림받는다. 그리고 붉치병으로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는다.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그에게 한 여인이 다가온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동치성의 이웃에 살면서 그를 짝사랑해왔다. 남자는 여인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지만, 그녀는 스토커처럼 그의 뒤를 밟으며 느긋하지만 집요하게 그의 사랑을 갈구한다. 갖가지 소동을 겪으며 남자는 조금씩 여인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순박하지 않은 세상에서 순박한 사랑이 억지 부리지 않고도 살아남는 방식에 관한 코믹멜로드라마. 비장한 상황과 경쾌한 캐릭터를 결합해 예기치 못한 지점에서 웃음을 유발하며, 홀로 남겨진 인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깊은 정서적 공감을 만들어낸다. 리얼리티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표현방식도 흥미롭다. 미학적 야심을 드러내지 않는 소품이지만, 사랑스러운 스토커라는 재치 있는 설정과 기발한 유머, 그리고 자유로운 상상력이 조화를 이룬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