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엠파이어> : 브뤼노 뒤몽의 세계 건축

​브뤼노 뒤몽 감독의 건축술은 매번 경이롭다. <엠파이어>에서 뒤몽은 세계를 건축하는 방식을 진화시켰다. <슬랙 베이: 바닷가 마을의 비밀>의 뒤를 이어 <엠파이어>에서 그가 건축하는 세계는 장대한 우주 스페이스로 확장된다. 비슷한 코드들이 변주하는데, 건축 양식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1910년 영국을 배경으로 한 <슬랙 베이>에서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
2024/10/13
By 배혜경

<사진작가 어니스트 콜> : 추방된 눈의 발굴

​사진작가, 어니스트 콜. 아이티 출신의 라울 펙 감독은 어니스트 콜을 간명하게 명명한다. 고국에서 추방당하기 전의 사진들을 보면 포토 저널리스트로 불려야 마땅할 것 같은데, 그냥 포토그래퍼? 라울 펙은 콜에게 좀더 넓은 의미의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는 남아공 고향 땅 묘비에 새겨진 이름 “사진작가 어니스트 콜”을 망연히 바라본다
2024/10/12
By 배혜경

<토요일, 아빠는 먼 길을 떠났다> : 좋은 사람, 아이코

​카자흐스탄 출생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 자카 압드라흐마노바의 첫 번째 장편 극영화이다. 다큐멘터리만 찍어온 감독답게 감정의 자제와 군더더기 없는 흐름, 사실적 풍경을 담는 검박한 감각이 돋보인다. 우리말 제목은 부드럽게 바뀌었지만 원제는 거칠다. 단어 하나로 주인공의 분노 감정이 고스란히 노출된다. 주인공과 아빠의 순하지 않은 관계를 엿볼 수 있다.
2024/10/12
By 배혜경

<아노라> : 션 베이커라는 장르

미국의 소수 집단 커뮤니티를 오랜 시간 조명해 온 감독 션 베이커가 또 다른 성노동자 영화를 가지고 영화제를 찾았다. 애인의 바람 상대를 찾기 위해 웨스트 할리우드 거리를 헤집어놓는 트랜스젠더 매춘부 ‘신디’의 분노 폭발 드라마 <탠저린>(2015). 디즈니 월드 건너편에 위치한 가난한 자의 모텔 ‘매직 캐슬’에서 고단한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상상 속 세계
2024/10/11
By 정다은

<다호메이> : 잊혀진 정체성에 관하여

프랑스 파리 케 브랑리 박물관, 문명의 동굴에 갇힌 다호메이 왕국의 26번 보물은 말한다. “내 꿈속에서 길을 잃고 벽과 하나가 되었다.” 영화는 파리의 한 박물관에 보관된 다호메이 왕국의 보물 26점이 본국으로 송환되기까지의 과정을 담는다. 다큐멘터리 방식을 채택했지만 다소 엉뚱하게도 26번 유물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되는 영화 <다호메이>는 말하자면 판타지
2024/10/11
By 정다은

<아노라> : 애니와 아노라의 간극

<아노라>(션 베이커, 2024)는 성노동자 애니(미키 매디슨)의 결혼-이혼 대소동을 화려하게 그려낸다. 뉴욕의 번쩍이는 도심 속, 애니는 클럽에서 일한다. 낮에는 잠에 들고, 밤에는 뜬 눈으로 벌이를 꾀하는 날들이 그녀에게는 익숙하다. 에이스 스트리퍼로 전전하며 고객의 만족과 하루치의 몫을 능숙하게 교환하던 애니는 어느 별난 고객을 만나 평소 일상의 루틴
2024/10/11
By 서은교

<세이브 더 게임> : <SYSTEM> : 게이머의 지도(일반)를 획득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콘솔 게임기 재믹스(1985 대우전자)가 발매된지도 어언 39년이 지났다. 조종기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추격해오는 빨간 자동차에 방구(연막탄)를 먹이고 승리의 깃발을 뽑아들던 꼬마 드라이버는 이제 야근을 피해 집으로의 무사귀환을 꿈꾸는 배 나온 부장 아저씨가 되었다. 이 가상의 아저씨가 배가 조금은 홀쭉했을, 대리 직급을 달고 있었을 때만
2024/10/11
By 김동현

<아이 엠 러브> : 소멸하는 마음

한적한 시골 어느 동네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던 사랑(장선)은 16살의 어린 나이로 학교에서 나와 사회에 내몰린다. 유난히 소리에 예민한 그녀는 자신과 출퇴근 시간이 겹친 경박한 소리의 덤프트럭의 경적도, 하루 종일 근무해야 하는 이불공장의 기계 소리도 모두 괴로움으로 다가온다. 온 종일 시달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퇴근길이 문득 너무나 벅차서일까.
2024/10/11
By 이한슬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 : 보금자리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프랑스 영화의 영어 제목은 주인공의 이름인 ‘술레이만’의 이야기, 이다. 프랑스에 불법입국해 파리에서 음식 배달기사로 일하고 있는 술레이만의 이야기, 그 중 특히 망명 심사 전 약 만 이틀간을 고스란히 따라가며 이 영화는 진행되기에 제목으로 말미암아 영화 내용을 미리 짐작해볼 수 있다. 제목에서부터
2024/10/11
By 변숙희

<잇츠 낫 미> : 카락스의 영화적 자화상

레오 카락스가 2024년 칸 영화제에서 선보인 <잇츠 낫 미>는 42분짜리 실험적 자기 성찰 영화이자 자전적 에세이다. 40여 년에 걸친 그의 필모그래피를 되돌아보는 이 작품은, 프랑스 영화의 거장 장 뤽 고다르에 대한 오마주 같은 느낌을 준다. 카락스 특유의 감성적이고 몽환적인 스타일로, 기존 영상과 새 장면들을 콜라주처럼 엮어냈다.영화를 보고 나면 마음
2024/10/11
By 신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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