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새벽의 Tango> : 당연하게 여겨지는 믿음

누군가를 믿는다는 행위 자체가 지금 시대에는 뜬구름 잡는 듯 느껴지기만 한다. 발전한 기술을 남용해 만들어낸 나의 가족과 똑같은 목소리에 사기를 당하고, 십수 년을 알고 지낸 친구나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배우자에게 배신을 당하는 사례는 매일 새롭게 생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누군가를 믿는다. 믿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손을 내민다. 이유를
2024/10/11
By 김현지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 : 현명하고 최선의 방법

박송열 감독의 신작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가 2021년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에 이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비전 부문에 선정되었다. 연작이라는 사전정보는 없었지만 등장인물과 상황 등으로 말미암아 두 작품은 연속선 상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제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 영화에서는 야구라는 소재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여전히 부부는 돈벌
2024/10/11
By 변숙희

<파편> : 끈적한 기억, 비극의 자국

매일 지나다니던 거리에는 누군가 깨뜨린 유리병의 자국이 남아 있다. 깨어진 조각과 끈적한 내용물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시간이 지나 큰 잔해와 악취는 사라졌지만, 미세한 유릿가루와 퍼진 자국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이러한 잔해는 단순한 흔적을 넘어, 어떤 이에게는 그 상황을 상기시키고 누군가는 자칫 자작은 조각에 상처 입
2024/10/11
By 박민지

<홍이> : 엄마의 표현법 길라잡이

영화<홍이>는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 서희를 본인의 단칸방으로 데려가기 위해 요양원으로 간 홍이의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 엄마를 데려가려던 건 엄마의 돈이 필요해서 였다. 홍이가 오랫동안 사채 빚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홍이는 중년 여성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비정규직 강사로 일하며 틈틈이 공사현장 신호수로 일용직 알바까지 하고 있지만 전 애
2024/10/11
By 임수진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 : 믿음의 문법

한 겨울, 영태(박송열)의 뒤를 미주(원향라)가 따라가고 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방금 전 그 길을 미주가 혼자 걷는다. 강을 끼고 얼어붙은 길을 지나가는 동안 미주의 패딩은 눈과 비로 젖어들어간다. 미주는 무표정하다. 무심한 얼굴을 거듭 주시하는 고정된 프레임 속에서 소리와 인물이 재치 있게 넘나들며 영화가 시작된다. 전작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2024/10/11
By 서은교

<환희의 얼굴> : 텅 빈 얼굴들

​ 영화 <환희의 얼굴>(2024)은 영화 <소피의 세계>(2021)로 알려진 이제한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 작품이다. 첫 연출작품 <소피의 세계>에 이어 이번 영화 <환희의 얼굴>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부문에 선정이 되었다. 마치 단편 소설 모음집 같은 인상의 영화 <환희의 얼굴>은 책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인용하며 시작된다. 이야기의
2024/10/11
By 김동현

<허밍> : 기록과 상상 사이 그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허밍>은 음향 기사인 성현의 시점으로 영화를 진행한다. 비현실적인 감독의 등장과 현재 의상을 입은 성현 앞에 미정이 나타나는 장면을 통해 감독이 관객에게 영화 속 어떤 장면이 현실이고 어떤 장면이 그의 기억에 의해 재구성된 것인지 상상할 수 있게끔 공간을 허용한다. 좋은 영화는 100명의 관객에게 100개의 각기 다른 감상을 주는 영화라고 하지 않았던가?
2024/10/11
By 주현빈

<환희의 얼굴> : 당신에게는 어떤 얼굴이 보이나요?

<소피의 세계>(2021)에 이은 이제한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인 <환희의 얼굴>(2024)에는 독특한 구조와 서사가 눈에 띈다. 먼저 이 영화는 네 개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소설가의 집, 방문자들, 꿈과 희망의 나라로, 환희의 얼굴이 차례로 이어진다. 영화 시작부터 환희는 오름을 따라 걷다가, 잠시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다. 그래서 마치 이 영화는 마치
2024/10/11
By 백동현

<홍이> : 붉디붉은

빨강 발톱. 황슬기 감독이 연출한 영화 <홍이>의 영문 제목 ‘Red Nails’의 뜻이다. 영화의 주인공 30대 홍이의 엄마 서희는 홍이에게 발톱을 예쁘게 잘 발라야 일이 잘 풀린다고 말한다. 홍이는 엄마의 발톱을 빨갛게, 예쁘게 발라주지만 삶은 꼬일 대로 꼬여있다. 홍이는 중년의 여성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비정규직 학원 강사와 공사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로
2024/10/11
By 이유진

<그를 마주하는 시간> : 마주하고 나아가기

어두운 골목에 서서 익숙한 듯 데이팅 앱을 넘기는 한 여자, 그가 바로 영화 <그를 마주하는 시간>의 주인공 수연이다. 파트너인 남성의 만류에도 나서서 모텔비를 결제하고, 자신이 챙겨간 샤워 용품을 사용하는 그의 모습에서 이러한 일상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는 수연의 직업은 자극적인 로맨스 소설을 쓰는 웹 소설 작가다. 그러던 어
2024/10/11
By 구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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